양평물맑은시장(사진 위)과 최근 건물이 완공된 롯대마트 건물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양평물맑은시장이 자체적으로 구성해 추진했던 ‘T/F팀’의 결과물을 외면하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는 가운데 수년전 1억여원을 들인 용역결과마저 사장 당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양평물맑은 시장이 지난 3월 자체적으로 결성한 ‘양평물맑은시장 활성화 T/F팀’은 5개월간의 논의를 거쳐 지난 8월 시장 활성화 방안을 도출했다.
상인회 이사 17명 중 부회장을 팀장으로 감사, 이사 등 총 8명으로 구성된 ‘T/F팀’은 양평물맑은시장 발전방향과 단계별 추진계획을 세워 지난 9월초 이사회에 보고했다. 하지만 이 결과물이 상인회장 등 몇몇 이사들의 반대로 사장될 위기에 처하면서 자신들이 만든 ‘T/F팀’을 자신들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는 지적에 휩싸이고 있다.
당시 ‘T/F팀’은 소비자에게 선호되는 지속 가능하고 활성화된 전통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롯데와 상생협의를 해야 한다는 결론의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T/F팀’의 한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법에서 보호하고 있는 전통시장 반경 1km 이내에서 대형마트와 상생협의를 하지 못한 곳이 없다”면서, “법에서 ‘상생협의’를 규정한 취지는 전통시장 1km이내에 대형마트가 들어올 경우에 전통시장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는 취지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전통시장 반경 1km이내에서 롯데와 상생협약을 체결한 지역은 시흥, 김해, 아산, 거제, 마산, 서울영등포구 등 12개 시장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지역 시장 상인들이 양평 시장 상인들보다 못나서 상생협약을 체결했을리 만무하다.
주민 A씨는 “현재 양평물맑은 시장 인근에 하나로마트, 메가마트, 남한강마트, 장터마트, 경기할인마트, DC마트, 태창할인마트 등 10여개의 중형마트가 있지만 실제 양평물맑은시장과 품목이 겹친 게 거의 없다”면서, “롯데마트 역시 이런 중형마트와 별반 다를 게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만일 있다면 상생협의시 품목제한을 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롯데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음식점 입점 등은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또 “전통시장이라고 하는 양평물맑은시장에서 생필품을 살 곳이 한 곳도 없다. 두부, 파, 야채, 생선 등 대부분을 주변 할인마트에서 구입하고 있다”면서, “5일장하고 전통시장은 구분되어야 한다. 양평에는 전통시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전통시장 지정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이어 “최근 언론에 일부 상인들이 롯데에 상가를 원했다가 거절당하자 상생협의를 반대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있는데, 군민을 볼모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상인회, 롯데에 컨설팅 용역 요구... 결과물 사장되면서 1억 날려 ‘의혹’
앞서 2015년 상인회는 롯데측에 컨설팅을 통해 개선점 도출을 위한 용역이 필요하다고 요구했고, 롯데는 상인회가 선정한 대학에 컨설팅비 1억여원을 주고 용역을 진행했다. 하지만 상인회가 이 용역결과에 대해 상인회원들은 물론 군민들에게 정확한 내용을 알리지 않으면서 의혹이 일고 있다. 더군다나 1억여원을 들인 용역 결과물인 책자조차 상인회에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일부 상인들은 제대로 용역이 진행됐는지, 1억여원의 용역비는 제대로 쓰였는지, 용역 결과는 무엇인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면서 수사기관의 조사라도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입장도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군수 간담회 상생협의 약속’ 깨트린 양평물맑은상인회
약속 믿고 건축재개한 건축주 공사비 40억만 날릴 판
작년 12월 김선교 군수 주관으로 상인회, 소비자단체, 롯데, 건축주, 군 관계자가 모여 협의한 자리에서 상인회와 롯데는 ‘상생에 대한 협의를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건축주 역시 “추가 공사비로 수십억원이 소요되겠지만 미관문제 등 여러 문제를 고려해 공사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지난 2월 공사를 재개하여 현재 건물이 완공된 상태다.
문제는 군수와의 면담자리에서 상인회와 롯데의 상생협의를 하겠다고 한 약속을 철석같이 믿고 건축을 재개한 건축주가 아예 상생협의 테이블에조차 나오지 않은 상인회 때문에 공사비 40억원만 날릴 판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
건축주는 “준공이 되더라도 롯데와 상인회가 상생협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어차피 영업을 할 수 없다”면서, “롯데와 상생협의에 힘을 기울여 시장발전에 도움을 줄 방안을 찾는 게 우선이지, 왜 준공을 못하게 하느냐”며 일단 건물 준공이라도 해달라며 하소연하고 있다. 건물 준공과 롯데와의 상생협의는 별개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양평군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건물 준공이 되더라도 상생협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점포를 개설 할 수 없다는 공식답변을 내놓고 있다.
한 유통관계자 역시 “건물이 준공이 되면 그때부터 롯데는 건축주와 임대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고, 롯데는 상생협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영업을 할 수 없다. 따라서 상인회로서는 롯데측으로부터 더 좋은 조건의 상생협의 조건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고, “전통시장이라고 할 수조차 없는 상인회가 롯데와 상생협의를 하지 않은 이유를 알 수 없다”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앞서 보도했듯 일각에서는 상인회의 상생협의 반대가 순수한 전통시장 보호에 있느냐는 의문점도 지적되고 있다.
12만 대다수 양평군민을 볼모로 하여 혹 몇 몇 상인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건 아닌지, 소문으로 떠돌고 있는 롯데측이 상가운영권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반대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군민들은 궁금해 할 수밖에 없다. 내년 1월 상인회장 선거를 앞두고 무조건적으로 상생협의를 반대하고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선명성 경쟁의 일환으로 일단 반대하고 보자는 게 아니냐는 것.
롯데 입점 반대 후 지금까지 5년간 과연 양평물맑은시장이 변한 게 있는지 상인회 스스로 되돌아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앞으로 5년, 10년 후 양평물맑은시장이 변할지 스스로 질문을 해봐야 할 일이다.
두부 한 모, 파 한 단, 생선 1마리 파는 점포 하나 없이 먹거리 식당만이 즐비한 시장을 과연 전통시장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5년간 수십억 국민의 혈세로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전선지중화를 했지만 전통시장다운 모습은 현재까지 보여지지 않고 있다는 게 군민 대다수의 의견이다.
양평역에 내린 관광객이 “양평물맑은 시장이 어디 있어요?”라는 물으면 과연 시장상인들이 어느 곳을 지목할지 심히 궁금하다. 양평물맑은시장은 전통시장보호법에 더 이상 기대지만 말고 스스로 상생할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게 대다수 군민의 생각일 것이다.
반대 일삼던 상인회장, 뜬금없이 긴급이사회 소집 “대책위 구성하겠다”
일부 이사들 “반대를 위한 짜고 치는 고스톱”...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
한편 물맑은시장 상인회는 지난 30일 오전 10시30분 이사들에게 문자를 보내 긴급이사회를 당일 오후 3시 개최한다고 알렸다.
안건은 상인회 정관 15조에 따라 상인회장 직권으로 롯데마트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 등을 지명하겠다는 내용으로 실제 상인회장은 이사 A씨와 B씨를 위원장과 위원 등으로 지명했다.
그러자 이사 C씨가 상인회장의 독단이라며 즉각 반발하며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했고, 결국 대책위원회 구성은 없던 것으로 결론이 났다.
C이사는 “1억여원이라는 거금을 롯데로부터 받아 발주했던 용역결과를 무시했던 상인회장 등 몇 몇 이사들이 최근 5개월간 심혈을 기울인 ‘T/F팀‘ 결과물에 대해서도 반대로 일관하더니, ’T/F팀‘이 정식 해체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뜬금없이 새로운 대책위원회를 구성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상인회장 측근 몇 명 외에 이 자리에 참석한 이사 대다수가 안건 내용조차 모르고 참석한 것만 보더라도 ’반대를 위한 짜고치는 고스톱‘”이라고 비난했다.
C이사는 “초등학교 학급회의도 이런 식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로 상인회원이라는 게 창피할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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