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9월 자신의 소형비행기를 타고 감쪽같이 사라졌던 미국의 억만장자 모험왕 스티브 포셋이 마침내 사망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 ||
지난 9월 29일, 캘리포니아주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숲 속을 산책하던 프레스턴 머로우는 바닥에 깔린 솔잎들 사이에서 우연히 100달러짜리 지폐 뭉치를 발견했다. 비록 더럽혀져 있긴 했지만 그는 “멋진데!”라고 소리 지르면서 주머니에 지폐뭉치를 넣었다.
하지만 그가 발견한 것은 돈뭉치뿐만이 아니었다. 조종사 면허증과 함께 두 개의 신분증이 함께 발견된 것이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면허증의 이름을 확인한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면허증에는 다름 아닌 ‘제임스 스티브 포셋’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설마하는 마음에 그는 지역 경찰에 신고를 했고, 면허증의 생년월일, 주소, 면허번호 등을 확인한 결과 모두 포셋의 것임이 확인되었다.
곧 지난 1년간 지지부진했던 수색작업이 다시 시작됐다. 소지품이 발견된 지역을 중심으로 항공수색을 펼치기 시작한 후 얼마 지나지 않자 포셋의 것으로 추정되는 비행기 잔해가 발견되었다. 해발 약 3200m 지점에서 발견된 비행기는 산산이 부서져 있었으며, 한눈에 봐도 생존자가 있을 가망성은 0%였다.
▲ ① 시에라 네바다 산맥 중턱에 떨어진 스티브 포셋의 비행기 조종사 면허증. ②,③ 포셋의 것으로 추정되는 비행기 잔해. | ||
그리고 마침내 얼마 전 DNA 감식 결과가 발표되었다. 뼛조각의 DNA를 감식한 결과 포셋으로 최종 확인된 것이다. 이로써 1년 동안 끊이지 않았던 모든 음모론도 모두 사실이 아니었음이 밝혀졌다.
음모론이란 그가 3000만 달러(약 400억 원)의 보험금을 타기 위해서 위장 사망했다거나 혹은 파산 후 비밀계좌를 만들어 잠적했다거나 혹은 네바다 사막에 위치한 UFO 비밀기지인 ‘51구역’에 불시착한 후 미국 정부에 의해 납치되었다거나 하는 등의 소문들이었다.
한편 비행기가 산중턱에 정면으로 충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정확한 추락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추측컨대 아마도 구름에 가려 앞을 보지 못했거나 혹은 포셋이 조종석에서 급작스런 심장마비를 일으켰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미망인 페기 포셋(64)은 “이제 남편을 둘러싼 모든 논란에 종지부를 찍길 바란다”라고 말하면서 “슬프지만 더 이상 남편의 죽음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오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