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일간지 <뉴욕포스트>에 실린 듀프레의 누드. | ||
‘어떻게 이런 여자가 매춘여성이 되었을까?’
이런 의구심이 들 만큼 미국 ABC TV의 시사프로그램 <20/20>에 등장한 전직 콜걸 애쉴리 알렉산드라 듀프레(23)는 그간 언론에 노출된 퇴폐적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앳된 숙녀의 모습이었다. 예의바른 태도와 다소곳한 말투, 잘 태닝된 까무잡잡한 피부에 어울리는 보랏빛 블라우스와 스커트 차림의 그녀는 때로는 눈물을 글썽이고 때로는 수줍은 미소를 띠면서 자기 자신에 대해, 그리고 스피처와의 만남에 대해 털어놓았다. ‘콜걸답지 않은’ 조분조분한 말투도 시청자들의 인상을 끌기에 충분했다. 한마디로 17세에 찍은 성인 비디오나 인터넷에 퍼진 야릇한 사진 속의 ‘크리스틴’의 모습과 너무나 달랐던 것이다.
TV 화면에 비친 모습만큼이나 그녀의 성장배경은 우리가 흔히 매춘여성에 대해 상상하는 것과는 달랐다. 인터뷰의 내용과 미국의 주간지 <피플>의 기사 등을 종합해보면, 듀프레는 뉴저지의 구강외과 의사인 양아버지와 가정주부인 어머니를 둔 유복한 중산층 가정에서 성장했다. 그러나 3세 때 부모가 이혼하고 조경회사를 경영하던 친아버지가 집을 떠났다. 12세 때는 오빠마저 가출을 해 듀프레는 커다란 충격에 빠졌다.
학교에서 치어리더와 축구선수로 활동하던 평범한 소녀였던 듀프레는 17세가 되던 해에 집을 뛰쳐나왔다. 그 후부터 그녀는 밤마다 환락의 파티에 푹 빠져 독한 술과 마리화나, 엑스터시, 코카인 등과 같은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급기야 강간까지 당하게 되었다. 화끈한 파티걸의 모습으로 출연한 성인비디오 <걸스 곤 와일드>에 출연한 것도 바로 이 즈음이었다.
▲ TV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한 듀프레(왼쪽). | ||
집세가 절박했던 18세의 듀프레는 상류층 남성만을 상대하는 최고급 매춘인 ‘에스코트 서비스’를 통해 콜걸생활을 시작했다. 그녀의 표현에 따르면 이따금씩 ‘에이즈에 걸리면 어쩌지’하는 두려움이 있었을 뿐 매춘 일은 생각보다 쉬웠다. 매춘의 나락에 빠져있던 듀프레는 2008년 ‘9번 고객’을 만난 후 예기치 않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었다. 꿈꾸던 가수로서가 아닌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말이다.
TV에서 듀프레는 그간 언론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로잡기 위해 인터뷰에 응했다고 밝혔다. 마치 ‘크리스틴’의 모습을 지워버리기라도 하듯 그녀는 인터뷰 내내 자신이 그저 옷과 음악을 좋아하고 집에서 영화 보는 걸 즐기는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사건 이후 고통받은 가족들에 대해 얘기할 때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러나 스피처와의 만남에 대해서는 그저 ‘일’로 만났을 뿐이며, 그의 사임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스피처의 아내에게는 ‘유감이다’라고 전했다.
인터뷰 후 언론과 인터넷에서는 그녀를 향한 동정과 비난이 쏟아졌다. 일부에서는 그녀의 행동을 젊은 날의 실수이며 스피처의 사임은 그녀의 책임이 아니라고 두둔하고 있는 반면, 또 다른 사람들은 사건이 터진 지 1년도 안돼서 TV에 나와 스피처 부인에게 ‘유감이다’라고 말한 것은 뻔뻔한 행동이라며 맹비난했다.
현재 듀프레는 성인비디오업체를 비롯한 각종 매체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전히 그녀의 꿈은 가수가 되는 것. 이를 위해 그녀는 다른 제안들을 거절하고 보컬트레이닝과 피아노레슨을 받고 있다. 이미 에이전시와 계약을 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이예준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