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심형섭)은 4일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중국동포 김 아무개 (64)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에 따르면 술에 취한 김 씨는 지난 8월 1일 서울 영등포구 자신의 집에서 “평생 한국에서 빌어먹고 살아라”는 아내(58)의 말에 격분해 술병으로 아내의 머리를 수차례 내리쳐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1979년 중국에서 결혼한 김 씨 부부는 2006년과 2008년 시차를 두고 각각 한국에 건너와 폐지를 줍거나 식당에서 일하며 근근이 생계를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아내는 변변한 수입이 없는 남편이 매일 술에 찌든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고 이들 부부는 이틀에 한 번꼴로 크게 다툰 걸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김 씨는 어떤 방법으로도 돌이킬 수 없는 인간의 생명을 뺏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책임을 통감하고 뉘우치기보다 중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주장하는 등 진지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찾기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전에 계획하거나 의도한 것이 아닌 우발적인 범행으로 보이고 김 씨에게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을 기각했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