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일린(오른쪽)은 매케인이 퍼붓는 비난과 꾸지람에 자주 눈물을 흘리곤 했다고 한다. | ||
그녀의 칼끝이 향하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매케인 부부다. 그동안 이들로부터 당한 수모와 억울함을 곧 자서전을 통해서 낱낱이 폭로하겠다며 벼르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한 출판사와 접촉 중인 그녀가 제안받은 액수는 무려 700만 달러(약 95억 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페일린의 말에 따르면 페일린과 매케인은 선거 기간 내내 종종 크고 작은 다툼을 벌였다. 매케인이 토크쇼 등에 나와서는 자신을 추켜 세우면서 칭찬을 해댔지만 사실 뒤에서는 언성을 높여 가면서 싸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것이다. 싸움의 내용은 주로 “인터뷰를 그렇게밖에 못하느냐” “왜 시키는 대로 말하지 않느냐” 등 매케인이 페일린에게 퍼붓는 비난과 꾸지람이었다. 그때마다 페일린은 눈물을 뚝뚝 흘려야 했고, 집에 와서 남편의 품에 안겨 펑펑 울었다.
또한 선거에서 패배한 직후 매케인은 모든 책임을 페일린에게 돌리면서 비난을 퍼부은 바 있다. 당시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오른 채 자제력을 잃은 그는 “당신이 언론의 관심을 몽땅 빼앗아가서 이렇게 됐다. 우리 선거운동을 마치 ‘세라 쇼’처럼 만들어 버렸다”라고 비난했다. 너무 어이가 없었던 페일린은 “나는 당신을 위해서 죽어라 뛴 죄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이밖에도 페일린은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을 대하는 신디의 못마땅한 태도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페일린은 “신디는 나를 ‘시골 촌뜨기’처럼 대했다”고 말하면서 “둘이 한 방에 있을 때면 마치 나한테서 역한 냄새라도 나는 듯 피했다. 내가 무슨 전염병 환자라도 되는 듯 굴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페일린이 자서전을 출간하려는 진짜 목적은 사실 다른 데 있는 것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말하자면 2012년 대선을 겨냥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폭발적인 내용의 책을 출간하면 앞으로 4년 동안 사람들 입에 두고두고 오르내릴 수 있을 테고, 이렇게 하면 대중의 관심을 계속 붙들어 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