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의 개념예술가인 빔 델보이(43)의 대표작은 다름 아닌 ‘돼지 문신’이다. 실제 살아있는 돼지의 몸에 문신을 해서 전시를 하는 것이다. 주로 월트 디즈니의 캐릭터인 미키 마우스나 인어공주 혹은 루이비통 로고를 새겨 넣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현재 이런 그의 작품 활동을 두고 “예술이 아니라 잔인한 동물 학대다”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사 결정을 할 수 없는 동물에게 일방적으로 고통(?)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의지에 따라 문신을 하는 사람과는 엄연히 다르다는 것이 동물보호운동가들의 주장.
이에 지난 9월에서 열린 ‘상하이국제현대예술전시회’에서 소개될 예정이었던 그의 돼지 8마리는 전시회 시작 하루 전날 모두 철수되고 말았다. 전시회 측에서 돌연 전시 허가를 취소했기 때문이다.
동물보호운동가들이 델보이의 작품을 문제 삼는 이유는 돼지들에게 문신을 강요하는 행위 자체뿐만이 아니라 돼지들의 운명 때문이기도 하다. 문신을 한 새끼 돼지는 일정한 나이가 되면 대부분 수집가에게 팔린다. 이때 산 채로 구입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돼지를 죽여 박제하거나 가죽만 벗겨 사간다. 박제한 돼지의 경우 한 마리 당 가격은 무려 10만 6000파운드(약 2억 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