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한국당 의원. 박은숙 기자
서 의원은 11월 6일 페이스북에 “‘청산대상’ 구태정치인 홍준표를 당에 놔두고 떠날 수는 없다”는 제목의 글에서 “지난 주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조치가 강행됐다. 저는 출당 발표직후 도의적, 절차적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고 운을 띄웠다.
서 의원은 “지난 주말은 말 그대로 ‘번민의 날’이었다. 홍대표는 박전대통령을 탈법적으로 몰아내고, 그것도 모자라 우리의 자진탈당을 종용하고 있다. 그의 상징이 된 거칠고 상스러운 말도 서슴지 않았다. 솔직히 너무나 불쾌했다”고 격앙된 심정을 드러냈다.
이어 “주말사이 많은 사람에게 전화를 받았다. 만나기도 했다. 의견을 청취하고 조언도 받았다. 당원, 현역의원, 정치원로, 언론인 등 모두 당을 사랑하고 보수진영을 걱정하는 분들이었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두 가지 상반된 의견과 조언이 있었다. 공통점은 홍준표 대표와 그의 당 운영방식에 대한 평가다. 천박한 언행, 독선과 독주는 그의 트레이드 마트가 됐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평가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 “대응방법은 차이가 있었다”며 “첫째는 홍준표와 직접 상대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다른 젊은이들도 피하는데, 왜 정치원로가 나서냐는 의견이었다. 홍준표가 지금은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란 판단도 있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둘째의견은 정반대였다. 홍준표가 당을 망치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공범을 자처하는 것으로 이기적인 처신이라는 의견이었다. 개인적으로 망가지더라도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는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고민을 했다. 비겁한 생존을 택할 것인가, 명예롭게 떠날 것인가”라며 “오늘 아침 최고위원회 회의 발언내용을 듣고 결론을 내렸다. 정우택 원내대표, 김태흠 최고위원 등의 발언을 보고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그래도 희망이 있고, 내가 할 일이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며 “홍 대표는 ‘통합’을 명분으로 삼아 독단과 독주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통합’은 그들만의 ‘야합’이고, 그 결과는 보수진영의 ‘대분열’이다. 진정한 ‘대통합’은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무시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서 의원은 “나는 이를 막기 위해 싸울 것이다. 마지막 사명이라 여기고 몸과 마음을 추스릴 것이다. 당원, 국민에게 지금 보수위기의 본질을 알리고, 그 중심에 있는 자유한국당을 바로 세우는데 작은 기여라도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발을 뻗고 잠을 청할 수 없을 것 같아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홍 의원은 “다음은 지난 주말사이 의견을 들어 취합한 ‘홍대표가 물러나야 하는 이유’다. 100가지도 넘을 것 같았지만, 큰 것만 정리한 것이다. 내가 나서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함께 나누고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며 ‘홍준표 불가론’을 강조했다.
아래는 서 의원의 ‘홍준표 불가론’ 페이스북 게시글 전문.
첫째, 당을 지도할 자격이 없다는 의견이었다. 홍 대표는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대법원의 최종심을 기다리는 처지이다. 집권세력 너무도 좋아할 상황이다. 그런 상황 자체가 도덕성이 최우선시 되는 야당 대표로서 결격사유다. 두 번째, 언행이 천박하다. 역대 보수 정당의 지도자들은 품격있는 언행으로 보수의 가치를 실현해 왔다. ‘돼지 발정제’, ‘양아치’, ‘바퀴벌레’ 등 홍 대표의 천박한 언행은 품격있는 보수정당의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 세 번째, 수시로 말을 바꾸는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다. 지난 대선 때에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 “부관참시하지 않겠다”,“정치 이전에 인간적 도리가 아니다”고 했다가 이제는 나가라고 한다. 홍 대표 스스로 ‘살인범도 용서를 하지만 배신자는 용서하지 않는다.‘고 해놓고 당론을 깨고 당원과 국민을 배신하고 나간 사람들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주어 금의환향 시키려 하고 있다. 네 번째, 사당(私黨)화를 통해서 정당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 홍위병을 통해서 기자회견이나 시키고, 당무감사로 위원장을 회유, 협박하고 있다. 복당하는 사람들 자리를 위해서 당을 지키고 본인의 대선 승리를 위해서 헌신한 동지들을 쫓아내려는 것이다. 홍 대표는 “당협위원장은 현역의원이 중심이 되는 것이 정치적 관행”이라고 말한다. 이는 원칙에 맞지 않는다. 당협위원장은 당원들이 ‘당협운영위원회의’를 통해 선출하는 것이다. 당의 개혁과 혁신을 외치면서 독재국가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들로 정당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다섯 번째, 지금은 합당의 타이밍이 아니다. 정치는 타이밍이다. 지금의 합당은 명분과 실리 모두 보수 가치의 실현과 거리가 멀다. 진정한 보수통합을 위해서는 정당한 절차가 필요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신하고 딴살림을 차렸던 사람들이 반성도 없이 다시 유승민을 배신하고 돌아오겠다고 한다. 절차를 무시하고 무리하는 모습은 다른 의도가 있어 보인다. ‘성숙한 보수 대통합’은 지금의 방식으로 불가능하다. |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