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훈 서울고검 검사
당시 사건에서 변 검사는 ‘안타까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술자리에서도 동료 검사들에게 당시 소회를 여러 차례 털어놨다고. 일국의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까지 몰린 사실이 너무 속상했다는 것인데, 변 검사를 잘 아는 한 동료 검사는 “변 검사가 한나라의 대통령이었던 사람이 정치적인 수사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게 너무 안타깝고 울컥해서 노 전 대통령 시신 앞에서 경례를 함으로서 노 전 대통령에게 예의를 갖췄다는 얘기를 했었다”며 “그런데 정작 본인이 이번에는 그런 수사의 타깃이 되어버린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너무 속상하다”고 안타까워했다.
노 전 대통령 사건 이후 변 검사는 더욱 두각을 드러내며 잘 나갔다. 동기 사이에서는 물론, 검찰 내에서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승승장구한 것. 공안통들이 가는 요직을 두루 거쳤다. 국정원 법률보좌관으로 파견돼 1년 10개월 간 근무했고, 검찰에서는 수원지검 공안부장,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을 역임했다. 그리고 지난 2016년에는 대검찰청 공안기획관으로 근무하며 전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후 잔여 사건들을 이끌었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에서 ‘공안통’으로 승승장구했던 게, 문재인 정부에서는 발목을 잡았다.
결국 이번 검찰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하지 못하고, 좌천성 인사(서울고검 검사)를 받게 된 것. 이에 대해 그는 주변에 “공안라인 핵심이었기 때문에 적폐로 지목됐다”고 여러 차례 서운함을 토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국정원 근무 당시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허위 진술 강요 및 지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변 검사는 ‘죽고 싶다’는 얘기를 주변에 여러 차례 토로했다고 전해진다. 변 검사를 잘 아는 또 다른 동료 검사는 ”변 검사가 유서도 없이 뛰어내렸다는 소리를 듣고, 얼마나 억울했으면 그랬겠나 싶었다“며 ”형제를 잃은 것 같아 너무 속상하다, 다시는 우리 검찰이 정치적인 사건에 엮이지 않았음 좋겠다“고 지적했다.
서환한 기자 brigh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