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치와 허영의 대명사 간다 우노는 첫 번째 결혼식 피로연에만 80여 억 원이라는 비용을 쏟아부었다. | ||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한 간다 우노가 지난해 12월 발리에서 다섯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신랑을 바꾼 것이 아니라 똑같은 신랑과 결혼식만 다섯 번을 치른 것이다. 평생 결혼과 이혼을 밥 먹듯이 되풀이한 엘리자베스 테일러조차 한 사람과 이렇게 많이 결혼식을 올린 적은 없었을 것이다.
간다 우노는 14세 때부터 패션모델로 활동하다가 1990년대 중반 연예계에 데뷔했다. 처음에는 시원스러운 이목구비와 S라인 몸매로 주목을 받았지만 곧 사치와 허영의 대명사로 더 유명해졌다. ‘비호감’에 ‘된장녀’지만 솔직하고 당당한 그녀에게 호기심과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그녀는 점점 더 유명해졌다.
그녀의 첫 번째 결혼식은 2007년 10월 도쿄의 메이지 신궁에서 일본 전통방식으로 치러졌다. 그녀의 남편은 연 매출 2000억 원(약 2조 7500억 원)을 자랑하는 파친코 및 부동산 업계의 거물로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는 간다 우노와 딱 어울리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비록 결혼식 자체는 간소했지만 고급 호텔에서 유명인 하객들을 다수 초대하여 성대하게 치른 초호화 피로연에 6억 엔(약 83억 원)이라는 비용을 쏟아부었다. 웬만한 할리우드 스타들도 울고 갈 금액이었다.
이렇게 화려하게 출발한 결혼 생활은 얼마 되지 않아 그녀가 짐을 싸서 친정으로 돌아가는 사진과 남편이 다른 여성과 온천 여행을 떠나는 사진 등이 주간지에 잇따라 보도되며 위기를 맞았다. 자칫 그대로 끝날 수도 있었던 그들의 결혼 생활을 구해낸 것이 바로 2008년 5월 괌에서 치른 두 번째 결혼식이었다. 다시 결혼식을 올리며 서로에 대한 사랑을 재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새로운 취미생활(?)에 눈뜨게 된 것도 바로 이 무렵인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 12월 다섯 번째 결혼식을 올린 간다 우노는 호주에서 치를 여섯 번째 결혼식 준비에 분주하다고. | ||
그리고 10월 사이판에서 결혼 1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네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이때 그녀는 “정말이지 결혼식은 몇 번을 해도 매번 새로운 기분이 든다”는 소감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리고 또 다시 2개월 후 발리에서 현지 전통방식으로 다섯 번째 결혼을 했다.
그녀가 지금까지 결혼식에 투자한 열정과 노력, 시간을 생각하면 이미 ‘취미’의 범위를 벗어나서 전문가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부터 현실과는 동떨어진 금전 감각과 화려한 생활 방식으로 유명하긴 했지만 그녀의 거듭되는 ‘결혼식 놀이’에 주위의 지인들조차 “할 만큼 했으니 이제 그만하라”는 충고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호주에서 치를 여섯 번째 결혼식 준비에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로지 돈과 성공, 외모만을 중시하는 가치관과 ‘비호감 된장녀’라는 이미지를 역으로 이용하여 유명인이 된 과정 등을 보면 어째 패리스 힐튼과 닮은 구석이 있다. 세계적 재벌가 출신은 아니지만 간다 우노 또한 타고난 미모와 부유한 상류층 집안 출신이라는 배경 덕분에 쉽게 유명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속물’이라고 비난하건 전 세계가 경기불황으로 허덕이건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방식을 고수하는 당당함(?)도 비슷하다.
어쩌면 그녀에게 결혼식이란 숭고한 예식이 아닌 일상의 지루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친구들을 초청해 즐기는 파티 정도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