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남 분당을)이 예산심사회의에서 5·18기념재단측로부터 제출받은 광주민주화 운동 피해자 개인 구술기록 자료에 따르면, 5·18계엄군은 민간인 시신에 신원 파악이 어렵도록 흰 페인트를 얼굴에 뿌리는가 하면, 지문까지 칼 등으로 훼손했다.
518 광주민주화 운동에 투입된 518계엄군이 민간인 시신을 훼손한 정황이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일요신문DB
당시 부상자 조 아무개 씨(52년생, 당시 자영업자)의 1999년 6월 11일자 구술기록을 보면, 시민군으로 참여하여 전남도청을 점령한 후에 ‘소태동에 시체가 묻혀있다 하여 가보니 7구가 있더군요. 얼굴에 페인트를 칠해 버리고 칼로 지문을 다 짤라버린 시체였다. 도청 통로에 안치해 가족을 찾아주려 했으나 찾지 못했다’라고 적혀 있다.
또 다른 부상자 정 아무개 씨(39년생, 당시 택시기사)의 1999년 8월 11일자 구술기록을 보면, 1980년 5월 19일 계엄군에 붙잡힌 후 같은 달 25일 훈방되어 1주일 만에 집에 돌아왔는데, 아내는 자신이 죽은 줄 알고 여러날 시체를 찾으러 돌아다녔다는데 ‘아내의 말에 의하면 전대병원 시체실에는 시체가 겹겹이 널려 있었고 부패정도도 심한데다 페인트가 끼얹어져 있어서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도 매우 어려웠다’고 적혀있다.
5·18기념재단은 위와 같은 광주민주화 운동 피해자의 개인 구술기록들은 2400여 건 정도 남아있으며, 이제까지 공개하지 않고 보관만 하고 있었다.
김병욱 의원은 “광주민주화운동의 행방불명자가 아직도 많은 이유는 당시 신군부 세력과 계엄군이 무고한 민간인 시신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하도록 시신에 페인트칠을 하고, 암매장을 한 것 때문일 수도 있다”면서 “국가 공권력이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권력을 동원하는 경우에는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기 어렵다. 자료가 대부분 군 내부에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37년이란 긴 세월이 지나도록 아직도 행방불명자로 남아서 유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제라도 감춰진 진실을 밝히고 시신들을 찾아서 유족에게 돌려보내 주는 게 사람의 도리”라면서 “정부와 국회 및 군 출신 관련자 모두 나서서 은폐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