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휴게소 화장실 전경. 박정훈 기자
[일요신문] ‘역대급’ 휴게소가 등장했습니다. 최고급 호텔만큼 깨끗해 보이는 화장실은 이용객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수유실을 이용한 아기 엄마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게다가 콘센트가 곳곳에 꽂혀 있어 어디서든 스마트폰 충전이 가능합니다. 팩스도 주고받을 수 있는 휴게소입니다. 구리-포천 고속도로에 있는 의정부휴게소와 별내휴게소를 향해 뜨거운 관심이 일고 있는 이유입니다.
기존의 관념을 완전히 깨뜨린 휴게소도 등장했습니다. 도로 위에 떠있는 형태를 갖춘 휴게소입니다. 최근 개장한 시흥목감하늘휴게소 이용객들은 상하행선을 연결한 다리 위에서 식사가 가능합니다. 다리를 가로질러 반대편으로 건너가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도대체 휴게소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일요신문i>는 휴게소의 역사와 패러다임을 뒤바꾼 별내․의정부․ 시흥목감하늘휴게소를 직접 다녀왔습니다. 전 세계에서도 결코 찾아볼 수 없는 ‘이색’ 휴게소를 소개합니다.
의정부 휴게소 전경. 박정훈 기자.
11월 7일 기자는 의정부휴게소를 찾았습니다. 장시간 차에 있었던 탓에 소변이 급했습니다. 화장실로 향한 순간, 눈앞에 깜짝 놀랄만한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빨간 벽돌이 가득한 벽과 은은한 조명이 설치된 세면대가 보였습니다. 그때부터 “이거, 실화냐”라는 유행어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사진 ‘치카치카룸’이 보이시나요? 식사를 마치고 이를 닦는 이용객들을 위해 마련된 공간입니다. 거울 양쪽에 달린 기다란 전등은 은은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화장실에서 풍겨 나오는 향긋한 냄새도 코끝을 찔렀습니다.
의정부 휴게소 화장실 전경. 박정훈 기자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천장의 장식물이 보이시나요? 높은 천장에는 삼각 모양의 원목나무 받침대와 아기자기한 형태의 창문들이 있엇습니다. 마치 펜션에 여행을 온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화장실 빈자리 전광판
기자는 사실 너무 화장실을 가고싶었습니다. 그런데 휴게소 구경을 하느라,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습니다. 가까스로 정신줄(?)을 잡고 소변기를 찾았는데 바로 눈앞에 ‘화장실 빈자리 전광판’이 보였습니다.
화장실 용변칸의 사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최첨단 전광판입니다. 의정부휴게소 화장실에서 노크소리가 들리지 않는 이유입니다. 전광판에서는 고속도로 교통정보와 화장실 전체 구조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의정부 휴게소 화장실 전경
구리-포천 고속도로를 자주 이용한다는 A 씨(46)는 “다른 곳보다 훨씬 고급스러워요. 몇 번을 다녀봤는데 화장실이 정말 청결합니다”고 전했습니다. B 씨(46·여)도 “유명 백화점보다 화장실이 훨씬 좋아요. 세면대마다 개인 거울이 있습니다. 화장하기가 편해서 ‘여기, 진짜 화장실 맞아?’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의정부 휴게소 유아용 화장실 입구(좌)와 내부 전경. 박정훈 기자
유아와 어린이를 위한 화장실은 ‘역대급’입니다. 아이들 키높이에 맞춘 소변기는 물론 기저귀 갈이대도 있습니다. 악어 모양의 수도꼭지가 보이시나요? 아이들을 위한 배려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의정부 휴게소 유아용 화장실 전경.
유아용 화장실 천장에서는 전투기와 자동차가 날아다녔습니다. 구름 모양의 전등이 보이시나요?
의정부 휴게소 식당 전경
화장실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시원한 기분을 만끽한 기자는 식당가를 찾았습니다. 평범해 보이는 식탁과 의자가 놓여 있었지만 이곳에서도 ‘숨은 일인치’을 발견했습니다.
의정부휴게소 인터넷과 팩스 이용공간(좌) 무선 휴대전화 충전기.
인터넷과 팩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곳곳에 놓인 무선 스마트폰 충전기와 콘센트가 보이시나요? 급한 업무를 봐야 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장소입니다.
의정부휴게소 수유실
의정부휴게소의 최종병기는 ‘수유실’입니다. 수유실은 ‘아기 목욕’과 ‘젖병 세척’ 공간을 따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아기 엄마들이 마음 편하게 아기들을 돌볼 수 있는 이유입니다. 깊고 넓은 크기를 갖춘 아기 욕조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의정부 휴게소 수유실 전경.
‘젖병 소독’을 위한 공간도 있습니다.
수유실 전경
정수기, 소독기, 전자레인지가 나란히 놓여있는 모습이 보이시나요? 기저귀를 갈 수 있는 공간과 안락한 소파를 갖춘 수유실도 보였습니다.
별내 휴게소 전경. 박정훈 기자
별내휴게소 전경입니다. 별내휴게소는 의정부휴게소와 형태가 비슷합니다. 풀무원 계열의 전문기업 이씨엠디가 의정부휴게소와 별내휴게소를 구리-포천고속도로에 만들었습니다. 우아한 디자인을 지닌 시계탑이 보이시나요? 기자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습니다. ‘휴게소’하면 어묵이지요. 바로 어묵을 주문했습니다.
별내 휴게소 앞 먹자거리에서 파는 어묵. 박정훈 기자
먹음직스러운 어묵이 보이시나요? 어묵을 먹으면서 휴대전화 배터리를 충전했습니다. 식탁마다 콘센트가 꽂혀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전기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어묵먹는 본지기자(좌)와 콘센트. 박정훈 기자
그렇다면, 별내휴게소의 여자화장실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씨엠디 측의 협조를 얻어 여자화장실를 살펴봤습니다. 남자 화장실만큼. 럭셔리(?)한 공간이었습니다.
별내휴게소 여자화장실 전경. 박정훈 기자
화장실에 들어선 순간, 잊고 있었던 그 유행어, “이거, 실화냐”하는 질문이 머릿속을 파고들었습니다. 이 정도면. 호텔 아닌가요?
별내 화장실 파우더룸(좌)과 여성용품 수납칸
이곳은 파우더룸입니다. 커다란 거울 위쪽에 켜진 전등이 화장실의 분위기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여자화장실의 ‘숨은 일인치’는 용변칸마다 설치된 여성용품 수납칸입니다. 보통의 화장실에서는 절대로 찾을 수 없는 희귀템(?)이라고 합니다. 별내 휴게소의 화장실이 깨끗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제, 별내휴게소의 ‘끝판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별내휴게소 유아용 화장실
유아용 화장실입니다. 기저귀 갈이대, 세면대 등 아이들을 위한 물품이 가득합니다. C 씨(34․여)는 “여행 중에 들렀는데 화장실이 깨끗했습니다. 파우더룸이 있어 놀랐어요. 춥지 않아 유아용 화장실에서 아이의 기저귀를 편하게 갈 수 있었습니다”고 전했습니다.
시흥목감하늘휴게소 전경. 박정훈 기자
기자가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최근 개장한 시흥목감하늘휴게소입니다. 시흥시 위곽순환도로의 상하행선을 연결한 구조물이 보이시나요? 휴게소 아래에서 차들이 쌩쌩 달리고 있습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시흥목감하늘휴게소는 2013년에 부지공사를 시작했고 2015년에 건축공사를 착공했습니다. 개발제한구역이 있어 수도권 용지 매수가 어렵습니다. 소규모 부지를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 상공형 휴계소로 설계됐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시흥목감하늘휴게소 내부전경. 박정훈 기자
휴게소 안으로 들어간 순간,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일산방향’ 쪽으로 걸음을 옮긴 순간 반대편 휴게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상공형 휴게소의 위엄(?)을 느꼈습니다.
시흥목감하늘휴게소 화장실 전경. 박정훈 기자
시흥목감하늘휴게소의 화장실도 차원이 달랐습니다. 화장실 사진은 조감도가 아닙니다. 직접 찍은 사진입니다.
지금 이 순간, 혹시 도로 위를 달리고 계신가요? 메머드급 휴게소에서 또 다른 차원의 ‘신세계’를 경험하는 것은 어떠신가요?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