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완공된 양평 롯데마트 건물. 군수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상생협의를 하겠다고 동의했던 양평물맑은상인회가 상생협의를 회피하면서 추가 공사비 40억원에 대한 손해배상을 둘러싸고 법적분쟁이 예고되고 있다.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양평물맑은시장 상인회가 지난 5년간 롯데마트 입점을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군민 10명중 8명은 롯데마트 입점을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65.8%가 롯데마트 입점이 지역경제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한 광역주간지가 기획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대표 이형수)가 지난 7~8일 이틀간 유선전화 ARS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롯데마트 양평점 입점 관련 여론조사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양평 거주 19세 이상 남녀 군민 1,0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는 성별로 남성 520명(50.2%), 여성 516명(49.8%)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연령대별로는 20대 130명(12.6%), 30대 127명(12.3%), 40대 177명(17.1%), 50대 223명(21.5%), 60대 이상 379명(36.5%)이 각각 참가했다.
모노리서치 측이 이를 토대로 작성해 8일 발표한 ‘롯데마트 입점 관련 여론조사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롯데마트 입점에 대한 찬반여부’에서는 압도적으로 찬성률이 높았다. ‘찬성한다’는 응답이 79.0%(818명)에 달한 반면 ‘반대한다’는 대답은 12.6%(130명)에 그쳤다. 해당 질문에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8.4%(88명) 수준을 보였다.
찬반 의견을 확실히 표명한 948명을 놓고 찬반을 따지면 찬성률이 86.3%, 반대율이 13.7%였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이용하기 편리한 대형마트가 들어서는 것을 반긴다는 통념이 현실에서도 그대로 입증된 것이다.
특히 상인인 자영업자 81.3%가 입점을 찬성해(반대 13.5%) 전체 평균보다 높아 눈길을 끌었다.
‘롯데마트가 들어서면 지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겠느냐’는 물음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이 65.8%(682명)를 차지했으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13.9%(144명)에 그쳤고, ‘잘 모르겠다’는 20.3%(210명)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71.6%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양평물맑은시장상인회 롯데마트 입점반대 명분 희석 예상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 중에선 20대(43.8%)를 제외한 나머지 30대(77.3%)·40대(65.3%)·50대(73%)·60대이상(65.5%) 전 연령층에서 높게 나왔고, 판매 및 서비스(79.7%)와 공무원 및 전문직(77.4%), 생산직(72.2%), 자영업(71.6%), 전업주부(66.6%), 학생(61.3%), 농/축산업(53.5%) 등 순으로 전 직업군에서 비교적 고루 높게 나왔다. 특히 자영업자 71.6%가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대답한 부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성별로는 남성과 여성 각각 69.6%, 61.9%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한데 반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대답은 14.9%와 12.9%에 그쳤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자들은 그 이유에 대해 지역경제 활성화가 45.4%(309명)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쇼핑의 편의성 41.7%(284명), 문화시설 확충 11.1%(75명), 잘 모르겠다 1.8%(14명)로 뒤를 이었다.
반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자(13.9% 144명)들은 그 이유를 주변 상권 붕괴 57.6%(83명), 소상공인의 어려움 27.7%(40명), 자본의 외부 유출 8.6%(12명)로 꼽았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자들이 롯데마트 입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쇼핑의 편의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유가 있었다. 양평군민의 대부분이 할인마트와 동네상점을 이용했지만 재래시장의 이용 빈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난 것.
‘장을 볼 때 주로 어디를 이용하느냐’는 질문에 할인마트가 84.6%(876명)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이어 집 근처 동네상점 8%(83명), 재래시장 7.4%(77명)이 뒤를 이었다. ‘재래시장 상권 붕괴’를 롯데마트 입점반대 명분으로 내건 시장상인회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평군민의 86.3%가 인근 여주·이천·하남·구리·서울 등의 대형할인마트나 백화점, 아울렛을 다닌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1년에 양평군 외 타 지역으로 쇼핑을 간 횟수’에 대한 질문에 5회 이상이 54.4%(564명)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1-2회 19.1%(198명), 3-4회 12.8%(133명) 등이 뒤를 이었다.
‘2012년 건축허가를 받고 착공하여 5년 만에 완공을 했지만 양평시장상인회와 상생협의에 진통을 겪으면서 준공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잘 몰랐었다 50.4%(523명)로 알고 있었다는 49.6%(513명)와 비숫했다.
조사를 진행한 모노리서치 이태우 선임본부장은 “ARS 응답률이 여론조사 초반에 10%대로 나올 정도로 주민들의 관심도가 엄청 높았다”면서, “평소 재래시장이 아닌 할인마트를 주로 이용하던 군민들이 입점을 찬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인구비례 무작위 추출에 의한 방식으로 대상자를 선정했으며, 응답률 8.6%,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0%p 수준이다.
한편, 소비자단체 한 관계자는 “여론 조사를 보면 대다수 군민이 롯데마트 입점을 찬성하고 있다”면서, “군민이 보다 편리한 환경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쇼핑할 수 있도록 소비자 선택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마트 양평점은 2012년 3월 양평읍 공흥리 하나로마트 인근 부지 6천473㎡에 340억여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의 대형마트를 건립키로 하고 군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상생협약을 체결하지 못해 공사가 중단됐었다.
공사가 중단된 지 4년만인 지난 해 12월 양평군수와 상인회, 롯데마트, 건축주, 소비자단체 등이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간담회 자리에서 흉물로?방치되고 있는 건축물을 완공시키고 상생에 대한 협의를 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고, 상인회 역시 이에 동의해 건축주는 당초 건축비용에 추가로 40억원을 투입해 건물을 완공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상인회가 상생협의를 거부하면서 건물 준공에 난항을 겪고 있는 건축주가 추가 건축비로 40억원을 손해 봤다며 반발하면서 향후 롯데·상인회장과 손해배상을 둘러싼 법적분쟁이 예상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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