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아테네에는 재미있는 생김새의 버스 정류소가 하나 있다. 미국의 예술가 크리스 페넬이 제작한 ‘스쿨버스 정류소’는 이름 그대로 진짜 스쿨버스를 이용해서 만든 정류소다. 폐차된 스쿨버스를 분해한 뒤 골조와 부품을 용접해서 만든 것으로 일종의 재활용 작품인 셈이다.
특히 안에 들어서면 마치 스쿨버스를 타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수 있어 재미있다. 페넬은 “이 안에 있으면 마치 버스를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상상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아테네 시의 ‘공공 예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게 된 이 버스 정류소는 무엇보다도 “간단하면서도 재미있는 게 없을까”라는 페넬의 생각에서 만들어졌다. 생각 끝에 스쿨버스를 떠올린 그는 “스쿨버스라는 소재야말로 재미있으면서도 동시에 옛날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면서 잠시나마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면 근사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또한 그는 사람들이 굳이 박물관에 가지 않고도 일상 생활에서 이렇게 예술을 접하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김미영·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