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행동과 몸짓, 제스처는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정치인의 자세에서 나오는 그들의 사연이 궁금합니다.
혹시, 그의 그런 자세가 건강상의 문제 때문이라는 생각해보셨습니까. 경추의 일자목 형태로 고개를 숙이는 게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 해보셨습니까. 또는, 그 자세가 불편함에도 자존심 때문에 목에 억지로 힘을 주며 그 자세를 유지하는 것 같다는 생각 해보셨습니까. 전현직 대통령을 비롯해 유력 거물급 인사들의 자세에는 그 사람의 성격과 성향이 있습니다. 건강으로부터 받는 영향과 성장 배경도 담겨 있습니다. 물리치료 전문가와 함께 그들의 자세를 살펴봤습니다.
# 박근혜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올해 65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65세는 지하철 무임승차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고, 국민연금도 받기 시작하는 나이죠. 즉, 노인으로 접어들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뒤에 나올 그 어떤 정치인들보다 좋지 못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거북목 증후군’입니다. 항상 얼굴과 목이 앞으로 빠져나와 있는 자세로 이를 방치할 경우 두통과 심한 근육통을 호소할 수 있습니다. / 연합뉴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박 전 대통령은 ‘거북목 증후군’입니다. 거북이처럼 머리가 앞으로 나온 모습에서 유래된 병명인데요. 옆에서 봤을 때 귀와 어깨에 가상의 선을 그었을 때 귀가 어깨보다 1㎝ 앞으로 나와 있다면 거북목이라고 부릅니다. 1㎝ 앞으로 나올 때마다 목에는 2~3㎏의 하중이 실려 부담을 줍니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을 보면 얼굴이 목보다 훨씬 앞으로 나와 있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얼굴이 목보다 1~2㎝ 앞으로 나와 있어 거북목 증후군이 진행 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뻐근함과 묵직함, 피로감과 무게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입니다.
‘거북목 증후군’은 어께보다 귀가 1㎝ 이상 앞으로 나온 경우를 일컫습니다. / 사진= 메디스캔 통증치료센터 제공
박 전 대통령 어릴적 사진을 보면 지금과는 다르게 굉장히 반듯한 모습입니다. “당연히 나이가 드니까 어깨가 굽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왜 나이가 들면 어깨가 굽는 걸까요. 보통의 경우 목 자체의 문제보다는 호흡기관에 문제가 먼저 생겼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호흡근으로 쓰여져야 할 근육들의 역할이 바뀌어서 가슴쪽(호흡기관쪽) 근육이 짧아졌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어깨가 안쪽으로 둥글게 말린 ‘라운드숄더(Round shoulder)’ 형태가 된 것이죠.
어릴 적에는 문제가 없다가 성인이 되며 이런 증상이 나타난 것에는 심리적인 영향도 있을 수도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유년시절, 안 좋은 기억들이 많다 보니 스트레스로 근육에 자극을 줬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은 정치인이라는 이유에서 시민들과 악수를 많이 했는데 그때마다 손에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아마 팔꿈치와 손목을 이어주는 근육 ‘상완요골근’에 자극이 많이 갔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악수란 힘을 주어 쥐기, 흔들기, 회전 등의 움직임이 들어가기 때문에 나이가 있고 체구가 작은 박 전 대통령에게는 무리가 됐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구치소에서 지내니 악수로 인한 통증은 앞으로 당분간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목에서 긴장된 모습을 발견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자세로 근육에도 통증이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 사진= 고성준 기자
구치소에서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구치소는 박 전 대통령에게 두 장의 매트리스를 지급했다고 알려졌는데, 정형학에서 ‘침대에서 취침하느냐 바닥에서 취침하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냥 본인이 편한 게 최고입니다. 그러니 박 전 대통령의 국제변호인단이 주장하던 “침대도 없이 인권침해를 당한다”는 말은 신중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정작 박 전 대통령은 바닥이 편할 수도 있으니까요.
또한, 박 전 대통령의 독방에는 등받이가 포함된 좌식 의자도 제공됐다고 하는데, 어깨가 많이 굽은 박 전 대통령의 허리에 더 큰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골반이 벌어지거나 허리에 압박감을 느낄 수 있으니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는 습관이 필요하겠습니다.
단, 앞에서도 언급했듯 심리적인 요인 또한 자세 형성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세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은 거북목 증후군이 더욱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구치소 내에서 마음을 편히 먹고 가벼운 마음으로 재판에 임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 문재인 대통령
척추 건강은 나이와 직결될 것만 같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53년생인 문재인 대통령의 척추는 52년생인 박 전 대통령에 비해 훨씬 건강한 상태로 보입니다. 이는 적어도 문 대통령의 자세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반듯하고 깔끔한 자세입니다. 비슷한 연령대의 정치인에 비해 바른 자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 사진= 박은숙 기자
그 어떤 사진을 봐도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습니다. 간혹 어께의 높이가 조금 높아 보이는 사진도 있지만, 이는 의상 때문일 수도 있고, 회의 때 발언하다 보면 마이크가 앞에 있으니 상체가 앞으로 기울어져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지적할 만한 문제점은 딱히 없습니다. 깔끔합니다. 하지만 100점 만점에 100점은 아닙니다. 굳이 문제점을 찾자면, 전체적으로 봤을 때 어깨에 힘이 세 보입니다. 상체와 어깨의 근육이 많이 발달된 것으로 보이는데, ‘근육 발달’이 좋은 의미 같아 보이지만, ‘특정 부위에만 근육 발달’은 사실 전체적인 균형이 깨졌다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나이에 비해 굉장히 양호한 편입니다. 자세도 반듯하고 바르고 매우 건강해 보입니다.
# 이명박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은 골프와 테니스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운동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죠. 골프와 테니스는 회전이 많은 운동입니다. 오랜 기간 운동할 경우 이로 인한 장애를 수반하기도 합니다. 한쪽 방향으로만 근육이 발달하고 한 쪽으로만 척추가 휘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 전 대통령이 양팔을 올릴 때 한쪽만 유달리 잘 안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잘못된 자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슷해보이는 모습이지만, 목에 좀 더 많은 힘을 주고 있습니다. / 사진= 연합뉴스
이 전 대통령도 거북목에 굽은 어깨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역시 박 전 대통령과 비슷한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호흡근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죠. 그러고 보니 이 전 대통령은 1965년 ‘활동성 폐결핵’이라는 병명으로 병역의무가 면제된 바 있습니다. 그때 일찍 치료했더라면 국방의 의무도 이행할 수도 있고, 지금 같은 거북목 증후군은 찾아오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요.
이 전 대통령의 특이사항은 ‘목에 들어가는 힘’입니다. 고개를 살짝만 들었는데도, 살짝만 돌렸는데도 목 근육에 긴장되는 모습이 보입니다. 심지어 편안한 자세에서도 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또한 호흡기와 관련된 증상일 수도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은 꽤 닮은 모습입니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항상 웅크린 모습입니다. 어깨도 많이 올라가 있고 얼굴도 앞으로 많이 나왔고, 앉아있는 자세뿐만이 아니라 서 있는 자세를 취했을 때도 목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어께는 귀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자세가 좋지 않습니다. / 사진= 연합뉴스
척추는 하나의 줄기입니다. 우리의 몸은 척추가 구부러질 때 그 각도의 비율을 맞추기 위해 스스로 움직이며, 허리가 앞으로 휘면 몸이 앞으로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몸은 앞으로 넘어지지 않기 위해 균형을 맞춥니다. 바로 상체가 뒤로 꺾이죠. 그러다 보면 또 얼굴이 앞으로 나오는 모습이 됩니다. 이 모습이 바로 홍 대표의 모습이죠.
홍 대표의 올라간 어깨는 근육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홍 대표의 목이 짧아서 그렇다”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목뼈는 특정 길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긴 뼈가 다시 짧아지지는 않습니다. 정확하게는 어깨 근육이 목을 따라 올라가고, 어깨뼈가 그 근육을 따라 올라가는 것입니다.
홍 대표가 한쪽 팔만 올린 사진을 봅시다. 팔만 올라가는 게 아니라 어깨도 같이 올라갑니다. 이런 환자들에게 팔을 올려보라고 주문하면 고개도 같이 올라가기도 합니다.
#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우리 몸에는 허리와 복주를 감싸주는 ‘코르셋’ 같은 역할을 하는 근육이 있습니다. 바로 ‘코어 근육’이죠. 아마도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코어 근육이 약한 것으로 보입니다. 코어 근육이 적어서 인지 복부가 앞으로 많이 나와 있습니다. 허리가 아플 수도 있겠네요.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도 홍준표 대표처럼 어께가 많이 올라가 있습니다. 이 역시 어깨 근육이 짧아져 어깨 뼈가 같이 올라가는 것입니다. / 사진= 박은숙 기자
아무래도 20대 국회의원들 중 김 의원의 풍채를 따라갈 자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몸을 지탱하는 것은 허리인데, 아마 허리에 부담이 많이 가지 않을까요. 디스크 압박감도 심할 것 같습니다.
김 의원도 홍 대표처럼 어깨가 많이 올라간 모습입니다. 그런데 홍 대표와 차이점이 있다면, 김 의원은 좌우 균형이 무너졌다는 점입니다. 김 의원의 모습을 자세히 보면 왼쪽 어깨가 많이 올라가 있습니다. 보수 우파인데 왜 상관없는 왼쪽 어깨가 올라가는 걸까요.
오른손잡이인 사람들은 오른팔을 많이 사용합니다. 오른손으로 물건을 잡고, 오른손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하죠. 오른손을 주로 사용하게 되면 우리 몸은 무게중심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왼쪽 근육에 긴장을 주게 됩니다. 김 의원은 다른 그 어느 오른손잡이들보다 더 오른손을 많이 사용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김 의원의 측면 모습에서도 심각한 거북목 증후군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등이 둥그스름하게 굽은 걸 보니 거북목에서 조금 더 진행돼 어깨까지 커브가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항상 턱을 들고 있습니다. 회의할 때도, 발언할 때도, 악수할 때도 턱을 들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상부 경추(경추 2번)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부머리관절의 큰 뼈(C2)가 움직여야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데, 아마도 안 대표는 이 뼈의 운동이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목을 쓰게 되고 자연스레 목이 앞으로 나오는 거북목 현상이 나타났을 것입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턱을 잘 들고 있습니다. 어쩌면 상부 경추 2번 뼈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 사진= 박은숙 기자
관절이 손상이 와서 그럴 수도 있고 외상을 당했을 수도 있습니다. 턱을 괴는 습관이 굳어져서 이렇게 턱을 들고 있는 거일 수도 있고 베개의 높낮이가 잘못됐을 수도 있습니다.
상부 경추 2번 뼈가 손상되면 얼굴을 당기는 등의 자세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 사진= 메디스캔 통증치료센터 제공
# 이정현 자유한국당 의원
이정현 의원은 앉으나 서나 ‘대통령님 생각…’ 아니, 앉으나 서나 얼굴이 삐뚤어져 있습니다. 언제나 얼굴이 조금씩 기울어져 있는 모습인데, 한쪽으로 기울어져 척추 측만증이 나타났을 수도 있고, 척추 측만증 때문에 얼굴이 기울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경추(목 뼈)가 정상적인 C자 형태라면 관절과 관절 사이에 공간도 넉넉해 움직임도 자유롭지만, 일자 형태의 경추는 공간과 간격이 좁아서 움직임이 어렵습니다. 보통의 정상적인 경추 관절은 열리고 닫히는 운동이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하지만, 아마도 이 의원은 한쪽 관절이 잘 안 움직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한 쪽만 움직이다 보니 한쪽으로만 얼굴을 꺾는 자세를 취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정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얼굴이 기울어진 모습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역시 경추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 사진= 박은숙 기자
또는 턱관절이 안 좋아서 그런 자세가 나오는 거일 수도 있습니다. 입을 여닫을 때 한 쪽 턱에서 ‘딱’ ‘딱’ 소리가 날 수도 있습니다. 이 의원은 이같은 자세를 개선하기 위해 하늘을 많이 쳐다보고 기지개를 켜는 운동을 자주 해야 합니다. 박 전 대통령처럼 말이죠.
이 의원은 2014년 7·30 재보궐 선거 당시 새누리당이 승리하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김 의원(당시 당 대표)에게 어부바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 연령층의 중년들에게 어부바 자세는 정말 위험합니다. 밑에 있는 사람(김 의원)은 허리에 충격을 많이 받고 위에 업히는 사람(이 의원)은 등과 엉덩이에 힘을 많이 주게 됩니다.
아무리 기뻐도 동료 의원의 등에 이렇게 업히는 것은 큰 사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 사진= 연합뉴스
또, 이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깍듯이 인사를 잘 하기로 유명합니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에게, 김종인 전 민주당 의원에게도 90도로 상체를 접는 ‘폴더형’ 인사를 종종 하곤 하는데, 이런 자세를 취하면 그 사람의 척추 건강을 유추해보기 쉽습니다. 척추의 어느 분절이 움직이고 어느 분절이 안 움직이는지 쉽게 확인해볼 수 있죠. 이 의원의 경우 목에서 등까지는 둥그스름하게 잘 구부러지지만 허리부터는 일자로 뚝─ 떨어집니다. 목-등-허리 차례로 구부러져야 하는데, 약한 허리는 건너뛰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바쁜 의정·입법 활동으로 국회에서 새우잠을 자는 것으로 유명한 ‘은평갑(이라고 쓰고 ’거지갑‘이라고 읽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입니다. 박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이나 로텐더홀에서 쭈그려서, 엎드려서 쪽잠을 자는 사진은 많이들 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자세는 정형학에서 봤을 때 굉장히 위험합니다.
박주민 의원은 국회에서 ‘쪽잠’을 많이 청하곤 합니다. 사진은 사진은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서 고개를 숙이고 애도하고 있는 박주민 의원의 모습. / 사진= 박주민 의원실 제공
높은 책상에 누워서 자는 것은 낙상 사고가 발생할 수가 있습니다. 게다가 제대로 된 베개도 없이 삐뚤어진 자세로 잠을 자는 것은 척추 건강에 나쁩니다. 본회의장에서 엎드려 자는 모습도 종종 발견할 수 있는데, 이렇게 허리가 구부러진 상태에서 장시간 잠을 자게 되면 허리에 큰 부담을 주게 됩니다.
한쪽으로 고개를 돌린 채 엎드려 자면 반대쪽 목에 무리가 가게 되고, 이렇게 장시간 잠을 자면 반대쪽 목이 잘 안 돌아가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박 의원은 종종 바닥에 양반다리로 앉아 허리를 구부린 상태로 서류를 읽거나 고개를 푹 숙이고 잠을 청하기도 하는데, 이 역시 허리가 무게 균형을 잡는 데 필요 이상의 긴장을 하게 됩니다. 박 의원은 의정활동도 좋지만, 자신의 척추 건강을 챙기길 바랍니다.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초임 검사 시절 별명은 ’깁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거만한 성격에 절대 고개를 숙이지 않기 때문이죠. 심지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을 때도 팔짱을 끼고 고개를 빳빳하게 든 모습을 보이곤 했습니다. 여기에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요.
우병우 전 청와대 수석의 ‘빳빳한 목’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 의도하고 힘을 주거나 둘, 건강상의 문제가 있거나. / 사진= 연합뉴스
우 전 수석은 자신의 나이에 비해 비교적 자세가 반듯합니다. 겉보기에는 좋은 자세 같죠.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우 전 수석은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것이 싫어서인지 목에 힘을 많이 주는 모습이 발견됐습니다. 얼굴을 앞으로 빼지 않고 고개를 들지 않고 정면으로 반듯한 모습이지만, 이 자세를 유지하면서 그는 자신의 목에 힘을 많이 주고 있습니다.
목에 잡힌 주름 등을 봤을 때, 반듯한 이 자세는 본인의 의도로 나온 자세입니다. 힘을 굉장히 많이 주고 있는 모습이죠. 목을 빳빳하게 유지하고 있는 데에 힘이 꽤 들어간 모습입니다. 그냥 정면을 보는데도, 가벼운 자세임에도 불구하고 목 근육과 힘줄들이 긴장된 모습이 드러납니다. 기자를 노려보던, 검사들 앞에서 여유롭던 그 자세가 사실 우 전 수석이 스스로 의도하고 만든 자세라는 뜻입니다.
(좌)경추 C자 커브(정상 목) (우)경추 일자 목 / 사진= 메디스캔 통증치료센터 제공
만약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이는 건강상의 문제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경추가 C자 형태가 아니라 일자 형태일 확률도 높습니다. 또한, 전체적으로 커브가 있어야 할 척추에 커브가 감소해, 허리-등-목으로 이어지는 척추가 전부 일자 형태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경우, 우 전 수석은 한 자세를 유지할 때 피로감을 많이 느낄 수도 있습니다.
고개를 빳빳하게 든 이런 자신만만한 모습이 건강상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인지, 심리적인 측면에서 비롯된 것인지 우 전 수석이 공개하기 전에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검찰 포토라인에서, 검찰 피의자 신분 조사에서 고개 빳빳한 모습을 본 국민들이 불쾌감을 느낀 것은 확실합니다. 만약, 건강상의 문제라면 다시는 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루빨리 치료를 받길 권합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
자문 = 메디스캔 통증치료센터 이종윤 실장
# 국회에도 ’쩍벌남‘이?!... 남녀 성비 83대 17. 평균 연령 55.5세. 남녀 성비가 제대로 파괴된, ’부장님‘들만 가득한 ’남초‘ 직장이 있습니다. 바로 20대 국회죠. 그곳에 중년 남성들만 모이다 보니, 이들 가운데 영락없는 ’아재‘의 모습도 많이 발견됩니다. 지난해 9월, 의원들은 국회 본관 앞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한 바 있습니다. 이 사진에서 맨 앞 첫째 줄에 앉은 의원들을 관찰해보겠습니다. 여성 의원들은 다리를 잘 모으고 있지만, 남성 의원들은 다리를 벌리고 있습니다. 그중에 특히 양 다리를 쫙 벌린 의원이 있습니다. 바로 정우택·권성동 자유한국당·노회찬 정의당 의원입니다. 혹시 ’쩍벌남‘…? ‘쩍벌’은 남자의 상징이 아닙니다. ‘약골’의 상징입니다. / 사진= 박은숙 기자 이는 허벅지 안쪽 근육 힘이 없어서 그런 것입니다. 일부 남성들은 다리 벌리는 것을 ’남성의 자신감‘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이는 애석하게도 ’근육이 없어서‘입니다. 다리를 모으기 위해선 근육에 힘을 줘야 하는데 근력이 없어서 힘 없이 축 늘어지는 셈이죠. “무슨 소리야! 내 허벅지가 얼마나 강한데!”라고 반발하신다면, 자신의 허리를 의심해보길 바랍니다. 허리가 약한 사람들도 다리를 벌리는 자세를 취하기 때문입니다. 다리를 십 일 자(││)로 모으는 것은 건강하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다리를 사람인 자(人)로 모은다는 것은 허벅지 바깥쪽 근육의 힘이 강하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또는 고관절이 틀어진 거일 수도 있습니다. 이 사진에서는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이 그런 모습입니다. 박 의원의 허벅지 바깥쪽 힘이 강한 건지, 고관절이 틀어진 건지는 본인만이 알겠죠?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