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 특정사실과 관계 없음. 일요신문DB
오랜 기간 강남 일대에서 유흥업소와 윤락업소 등을 운영했던 관계자의 얘기다. 그는 과거 연예인들이 이와 유사한 윤락업소에 자주 드나들던 시절부터 최근까지의 상황과 분위기를 매우 잘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과거 본인이 운영하던 윤락업소에 단골이었던 인연으로 지금까지 친분을 이어가는 연예인들도 여럿 있을 정도다. 그의 말을 빌자면 이미 이런 윤락업소에 유명 연예인이 발길을 끊은 지 10여 년은 된다고 한다. 이어지는 그의 얘기다.
“내 기억으로는 터키탕이라는 이름으로 그런 업소들이 처음 생기던 90년대에는 남자 연예인의 방문이 정말 잦았어요. 물론 그런 데를 좋아하는 연예인도 있었겠지만 업주들과 본래 친분이 있던 연예인들이 초대를 받거나 도와주는 차원에서 업소를 찾았던 경우가 많았어요. 그렇게 처음 이쪽과 연예인의 관계가 설정된 터라 이후에도 그런 관계가 이어졌어요. 업소 측에서는 충분히 연예인을 배려했어요. 엘리베이터를 통제하고 주차장까지 가는 길을 확보하는 등 연예인이 드나드는 모습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어요. 입 무겁고 일 잘하는 아가씨들이 전담하도록 했죠. 만약 업소가 단속을 당할지라도 연예인 손님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도 새나가지 않을 정도였어요.”
이런 흐름은 2000년대 중반 대대적인 단속으로 불법 안마시술소가 쇠락의 길을 걸으면서 달라졌다. 불법인 만큼 몰래 영업을 하지만 어느 동네에 어떤 업소가 요즘 잘나간다는 게 공공연히 알려질 만큼 성업을 했던 불법 안마시술소들이 단속으로 하나 둘 문을 닫은 것. 그렇다고 그런 윤락업소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규모가 대폭 줄어들고 오피스텔 등에서 안마시술소, 피부관리실 등의 간판을 달고 겉으론 합법적인 업소인 것처럼 보이지만 몰래 불법 윤락업을 하는 방식으로 음성화된 것. 그러면서 연예인들의 발길도 끊어지기 시작했다.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들이 더 음성화된 곳을 선호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과거 불법 안마시술소는 정말 번쩍번쩍한 네온사인과 수려한 내부 인테리어가 돋보였죠. 드나드는 사람들도 많았고. 그렇지만 그런 곳들은 미리 연락을 하면 업소 측에서 조용히 출입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어요. 이런 방식이 훨씬 더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겁니다. 큰 건물에 그런 업소가 있는 경우 만약의 상황에서 대피할 방법도 확실하게 갖춰진 경우가 많아요. 반면 요즘 그런 업소들은 정반대예요. 한적한 곳에 있고 오가는 사람도 적어 연예인이 등장하면 더 눈길을 끕니다.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하는 등 얼굴을 가리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 그렇게 꽁꽁 싸매면 더 눈에 띕니다. 과거에는 매니저나 회사 임원이 연예인과 함께 그런 데를 가기도 했습니다. 신인들 기분 풀어주려고 일부러 데려가기도 했고요. 그런데 음성화된 이후에는 그런 일은 완전히 근절됐죠.”
중견 연예기획사 임원의 설명이다. 그는 엄태웅 사건은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연예계의 분위기와는 다소 상반된 한 연예인의 지극히 개인적인 일일 뿐이라는 것. 그렇지만 그 사건을 계기로 불법 윤락업소를 찾는 연예인은 더욱 더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애초 그 사건을 접하고 느낀 반응은 참 운이 없다는 정도였어요. 단속을 당한 것도 아니고 역으로 성폭행 고소를 당하는 어이없는 상황에 내몰렸고 그 과정에서 성폭행 혐의는 벗었지만 가지 말아야 할 곳에 드나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활동을 중단해야 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자 정말 무시무시하더군요. 그쪽에서 성폭행으로 고소하기 전에 몰카를 가지고 협박을 했다는 부분이요. 연예인들이 끔찍하게 싫어하는 부분이 바로 유명세를 약점 잡아 협박하는 것이에요. 게다가 몰카는 더욱 싫어하죠. 그런데 그렇게 내밀한 사생활이 몰래 찍히고 이를 빌미로 협박까지 당했다니 말만 들어도 끔찍합니다. 연예인들이 윤락업소를 극도로 싫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사건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