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남부의 더니든에 가면 보기만 해도 머리털이 쭈뼛 서는 아찔한 광경들을 여럿 볼 수 있다. 일명 ‘세계에서 가장 경사가 심한 길’로 유명한 ‘볼드윈 스트리트’를 따라 지어진 집들이 그렇다. 도로의 경사가 워낙 심해 모두 금세라도 쓰러질 듯 위태로워 보이기 때문이다.
이 도로의 경사는 자그마치 35도. 산도 아니고 사람이 사는 일반 도로치고는 심해도 너무 심한 것이다. 이런 까닭에 이 도로변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들 자동차 없이는 외출 자체가 불가능하다. 자동차를 주차해 놓아도 언제 내리막길로 곤두박질칠지 모르기 때문에 늘 좌불안석이다.
게다가 도로의 꼭대기 부분은 더운 여름날에는 아스팔트가 녹아 아래로 흘러내리기 때문에 아스팔트 대신 콘크리트로 포장이 되어 있다. 도무지 사람이 살 수 없을 것 같은 이런 경사로에 주거지가 형성된 것은 먼 옛날 영국의 도시 건설자들이 실제 지형은 간과한 채 지도만 보고 도시를 세웠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록 사는 것 자체는 위험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이 도로는 관광명물로 작은 도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