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의원이 차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유력 주자로 꼽히고 있다. 일요신문 DB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후보로는 친박계의 홍문종(경기 의정부시을·4선) 유기준(부산 서구동구·4선) 의원, 비박계 김성태(서울 강서구을·3선) 의원,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조경태(부산 사하구을·4선) 나경원(서울 동작구을·4선) 의원 등이 거론된다. 홍 의원은 새누리당 시절 당 사무총장을 역임했고 유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맡았다. 이들은 최근 동료 의원들, 기자들과의 스킨십을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의 한 보좌진은 “요새 의원들이 주최하는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기자들과의 식사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한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가 아닌 다른 지역구 지방지 기자들하고 식사를 할 정도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두 의원 모두 친박계라는 점에서 향후 단일화 가능성이 점쳐진다.
민주당 출신의 조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겨 4선에 성공했다. 나 의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지냈고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선 바 있다. 또 다른 야당 보좌진은 “조 의원은 당내 교류가 전혀 없었던 분이다. 나 의원은 사실 원내대표 선거에 나올지 미지수다. 애초부터 거론됐던 것도 아니고, 추대한다면 모를까 참전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당 안팎에선 김성태 의원을 유력한 후보로 꼽는다. 김 의원은 친박계 대척점에 있는 홍준표 대표와 복당파의 지원을 동시에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김무성 의원 최측근으로 꼽힌다. 김 의원은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 청문위원장을 맡으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최근에는 정치보복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당내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유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이 탄핵됐고 정권이 넘어간 상황에서 친박계 후보를 내는 게 말이 안 된다. 지금은 보수 대통합을 해서 여당 독주를 견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어떤 원내대표가 필요한가를 고민하면 적합한 사람이 나오지 않나”라고 말했다. 또 그는 “(친박계) 초·재선들이 이런 상황에서 친박을 얘기할 수나 있나. 그들 또한 개개인 금배지들이니 그들이 선택을 할 것이다. 친박계는 끝났다”라고 말했다.
실제 당내 분위기도 그렇게 흘러가고 있는 형국이다. 자유한국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정치권 인사는 “워낙 홍 대표가 (김 의원을) 세게 밀어붙이고 있다. 다수 의원들도 흐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김 의원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 홍 대표는 원내대표 승리를 통해 친정체제 구축의 마침표를 찍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변수가 남았다. 원내대표와 함께 짝을 이루는 정책위의장이다. 자천타천으로 오르내리고 있는 원내대표 후보군들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감을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정책위의장의 경우 지역 안배를 하는 사례가 많았다.
한 보좌진은 “러닝메이트로 누구를 꽂을 것이냐가 결국 변수가 될 것이다. 어쨌든 경상도 의원들과 함께하지 않으면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의석수를 놓고 봤을 때, 경상도 의원들 지분이 굉장히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통상 재선 혹은 3선 의원이 정책위의장을 맡는 것을 고려하면 후보군에 오르는 인사는 손에 꼽을 정도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홍준표 대표의 친정체제가 강화될 것이냐 말 것이냐를 확정 짓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홍 대표는 김성태 의원을 밀면서 친정체제 화룡점정으로 원내대표 선거를 인식하고 있다. 복당파가 친박계와는 어떠한 경우에도 함께할 수 없기 때문에 정서적·실리적인 측면에서도 홍 대표 쪽으로 줄을 서기 시작했다. 홍 대표가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김 의원이 단독 추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