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퀸즐랜드에 거주하는 그리피스 가족이 요트를 타고 바다로 나간 것은 지난해 11월. 바다 한가운데에 도달했을 무렵 갑자기 날씨가 궂어지더니 파도가 높아졌다. 이리저리 흔들리던 요트 위에서 경황이 없었던 가족들은 애완견 ‘소피’가 없어진 사실을 알고는 뒤늦게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바다에 빠진 ‘소피’는 보이지 않았고, 그 다음날에도 수색을 했지만 여전히 ‘소피’의 행방은 묘연했다. 그렇게 포기한 후 새로 애완견을 기르기 시작한 지 4개월이 지났을까.
멀리 떨어진 외딴섬인 ‘세인트 비즈’ 섬에서 연락이 왔다. ‘소피’로 의심되는 개 한 마리가 섬에서 홀로 지내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확인 결과 바로 그 ‘소피’가 맞았으며, 이렇게 해서 ‘소피’는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렇다며 ‘소피’는 어떻게 해서 목숨을 건진 걸까. 추측하건대 배에서 떨어졌던 ‘소피’는 무려 9.6㎞를 헤엄쳐서 인근 섬에 도착했으며, 그 곳에서 홀로 조개나 도마뱀, 새끼 산양 등을 사냥해 먹으면서 버텼다.
이에 대해 한 동물행동연구가는 “집에서 사료를 받아먹던 애완견이 이렇게 야생에서 홀로 사냥을 한다는 건 기적”이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김미영·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