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군 화려...조충훈 3선 도전 누가 견제하나
[목포·순천=일요신문] 박칠석 기자 = 전남 지역 기초자치단체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간 생존게임이 어느 지역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역 민심은 민주당을 향해 있다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까지 앞으로 남은 기간에 민심이 어떻게 요동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시장·군수 선거는 현직단체장 프리미엄이 상당함에 따라 기초단체장 부재 지역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전남은 22개 시·군 가운데 고흥·구례·해남·무안·보성 등 5곳에서 현직단체장 없이 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크다. 3선인 박병종 고흥군수와 서기동 구례군수는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고, 무안·해남·보성군 군수는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 지역은 후보군 난립으로 당내 경선부터 혼전 양상을 예고하고 있다.
3선에 도전하는 조충훈 순천시장, 강진원 강진군수, 안병호 함평군수, 이동진 진도군수 등도 치열한 선거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관심사다. 민주당으로 배를 옮겨 타려는 일부 무소속 군수의 선택도 지역민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전남의 ‘빅3’인 목포·여수 ·순천시장 선거는 현 시장의 수성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목포시청 전경
◆목포시장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 지역구인 목포는 국민의당 후보가 양적으로 넘쳐나는 반면 두드러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박홍률(64) 시장이 재선을 꿈꾸는 가운데 전남도의회 권욱(52)·강성휘(50)·배종범(58) 의원이 국민의당에 활기를 불어넣을 인물로 자·타천을 받고 있다.
목포시장 선거 최대 쟁점은 박홍률(64) 시장의 국민의당 탈당 여부다. 지역정가에서는 박 시장의 탈당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당 탈당 후 민주당 입당 또는 무소속 출마가 시나리오다. 과거 2번의 시장선거 모두 무소속 출마한 전력이 있는 데다, 지난 대선 이후 국민의당 인기가 바닥인 탓에 그려지는 그림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탈당은 쉽지 않을 듯하다. 대선 패배에도 불구, 박지원 전 대표가 여전히 건재하기 때문이다. 또 ‘철새’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도 높다. 지난 2014년 선거에서 무소속 당선된 박 시장은 현직 프리미엄이 강점이다.
완도군수 출신인 김종식(67) 광주시 행정부시장도 목포 지역지지 인사들로부터 출마를 강하게 권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에선 민주당 옷을 입고 박 시장에게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점치고 있다. 김 부시장은 목포 부시장을 역임하고 완도군수 3선을 지낸 베테랑 지방행정가다.
국민의당 지방자치분권위원장인 배용태(62) 전 전남도 행정부지사가 재도전 의사를 밝히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배 전 부지사는 중앙과 지방 행정을 두루 섭렵한 행정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목포시장 선거는 이들 3자 구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이럴 경우 박 시장의 고민은 깊어진다. 국민의당에 남아 있으면 배 전 부지사와, 민주당으로 가면 김 부시장과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해 이래저래 부담이다. 이 때문에 무소속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권욱(52) 전남도의회 부의장은 직접 뜻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지역정가에서는 권 부의장을 다크호스로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목포시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출신인 김삼열(63) 전 목포지방행정심판원장도 출마설이 나온다. 중앙부처에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순천시청 전경
◆순천시장
순천시장 선거는 조충훈 현 시장의 3선 도전이 유력시되고 있는 가운데 조 시장에 맞선 대항마가 누가 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민주당 후보로는 조충훈(64) 현 시장과 허석(52) 한국설화연구소 소장, 윤병철(55) 전 순천시의회 의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노관규(56) 전 시장의 행보도 주목된다. 노 전 시장은 순천시장보다 전남도지사 후보군으로 더 거론되고 있다.
조충훈 시장은 지역 최대 현안사업이었던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치렀고, 강력한 리더십과 추진력 등으로 시정 수행 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조 시장이 전남도지사 경선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과 함께 3선 도전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조 시장은 민선 4기에 이어 7기와 8기 민선 순천시장을 역임하는 등 사실상 이번이 4선 시장 도전이라는 점에서 혁신과 변화를 요구하는 지역 내 민심을 어떻게 뛰어넘느냐가 과제다. 여기에 일부 시의원들과 시민사회단체에서 제기한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의 선거를 도왔다’는 선거 개입 의혹도 해소해야 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시 무소속 조 시장에 석패한 허석 소장이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순천 시민운동을 통해 기반을 넓혀온 허 소장은 조직을 재정비하고 순천의 미래를 책임질 적임자라고 자부하며 바닥 민심을 훑고 있다.
허석 소장 이외에 박광호 전 순천시의회 의장, 임종기 현 순천시의회 의장, 이창용 현 순천시의원 등도 민주당 경선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전·현직 지방의원과의 대결이 예측되고 있다.
국민의당에선 구희승(54) 변호사와 기도서(54) 전 전남도의원, 박동수(64) 전남도의원, 양효석(50) 회계사, 이창용(67) 순천시의원 등이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에게 석패한 구 변호사는 국민의당 순천시 지역위원장을 맡아 당 지지기반이 강한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순천시의원을 거친 기 전 의원은 풍부한 의정 경험으로 지역내 조직과 인지도를 어느 정도 확보한 상태여서 조 시장의 ‘현역 프리미엄’에 맞서 어느 정도 표심을 얻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순천시의회 의장을 지낸 박 의원도 지방의회 활동 경험을 토대로, 도시발전의 리모델링을 힘차게 진행시킬 수 있는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표밭갈이에 나서고 있다. 또 당내 입지를 다지며 당 경선이 치러질 경우를 대비한 출마 태세를 갖추고 있다. 양 회계사는 순천의 미래를 책임질 일꾼론을, 순천시 총무국장 출신인 이 의원은 풍부한 행정경험과 지방자치 경험을 내세우며 출마 의지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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