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인천 남구시설관리공단 경영본부장.
[인천=일요신문]박창식 기자= “이제 남구는 거대 담론, 거대 사업, 보여주기식 이벤트 행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소소한 쓰레기 문제, 소소한 주차 문제, 소소한 쉼터 문제의 해결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천 남구시설관리공단 김정식 경영본부장(상임이사)이 늘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은 소소한 일의 중요성이다. 그는 항상 작은 것이 소중하다고 강조한다.
남구시설관리공단 김정식 경영본부장은 학원을 운영하던 중 고(故)김근태 의원의 소개로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을 만나 남구청 비서실에서 정치와 행정에 첫 발을 들여 놓았다. 이후 민주당 조직국장과 국회의원 비서관, 보좌관을 거쳐 남구시설관리공단 경영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남구시설관리공단 경영본부장으로 취임하면서 노사갈등 문제 해결을 최우선으로 해 노사 간 소송 건을 원만하게 풀었으며 임금협상을 타결시킴으로써 갈등의 조정자 역할을 수행했다. ‘정의는 조금 더 가진 자가 조금 덜 가진 자에게 대한 배려’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협상을 진행했던 것이 노조측의 마음을 움직였다. 특히 직원들의 복지포인트 인상과 노조측의 명절휴가비 인상, 미화직원들의 휴게실 확충은 김 본부장 특유의 뚝심있는 업무처리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김 본부장은 노외주차장과 대형주차장 추첨 방식의 변경으로 합리적인 주차운영시스템을 정착시켰고 임산부 대상 무료주차를 남구에 정착시켰다. 그는 “임산부의 경우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 이동이 많은 편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임산부에 대한 배려는 있지만 자동차를 운전하는 임산부에 대한 배려는 없다”며 구와 의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또한 남구의 나트륨 보안등을 친환경 고효율 LED로 교체해 연간 4억원 정도의 전기료를 절약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 것도 김 본부장이다. 예산부족의 문제점을 5개년 계획으로 전환한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낸 성과다.
남구 관내 종량제 봉투 수수료도 기존 5%에서 7.5%로 인상해 골목 상인들의 수입을 증대시켰다. 특히 공단 직원들의 복지카드 포인트를 모아 남구학산나눔재단에 기부한 것은 김 본부장의 소소한 행정의 결실이기도 하다. 이러한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MBN과 내외뉴스통신이 선정한 ‘2017 혁신 인물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다음은 김정식 경영본부장과의 일문일답
-행정에 관한 철학이 있다면?
▲중앙집권의 철학은 강력하기도 하고, 현명하기도 하고, 효과적이기도 했다. 제한된 자원과 인력을 한 곳에 집중시키고 중앙의 의지에 따라 집중과 선택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중앙집권의 정책으로 인해 서울과 수도권 중심의 발전,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 모순이 드러났다. 국민소득은 증가했으나 지역의 균형 발전과 사회양극화의 모순은 더욱 심화됐다.
‘두발로 움직이는 인간은 자신의 몸무게의 약 90%의 중량을 감당하나 여섯 개의 다리로 움직이는 개미는 자신의 몸무게의 30배의 중량을 감당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도 마찬가지이다. 지금까지는 중앙정부의 강력한 외다리 힘으로 버티는 구조였다.
▲해방 이후 국민총생산은 3만 배 이상 증가했고 국민총소득도 400배 이상 늘었다. 국민이 행복해졌다고 생각하나?
아니다. 빈부의 격차는 더욱 심해졌고 청년들은 희망을 잃었다. 삼포, 오포세대, 이생망(이번 세상은 망했다)라는 신조어가 쏟아지는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풍요한 나라’에서 ‘행복한 나라’로 가야한다. 지금까지 중앙정부는 국민의 행복을 국민총생산(GDP)과 국민총소득(GNI)로 도표화했다. 삶의 질 향상과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는 지역단위가 대응해야 할 부분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주민의 눈높이에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능력이야말로 국민의 행복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행정은 ‘실감하는 것’이어야 한다. 주민의 입장에서 주민의 생각과 느낌을 경청해야 한다. 국민행복도가 높은 나라들의 공통점은 지방분권과 지방자치가 발달했다는 것은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아름다운 돗자리는 씨줄과 날줄의 조화로 이루어진다. 국가의 법률과 제도를 씨줄이라고 한다면 지방자치단체의 개성 있는 정책은 날줄이라고 할 수 있다. ‘아름다운 도시’, ‘국민의 행복’은 씨줄의 토대 위에 개성 있는 날줄의 조화로 창조된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도 이제 20년이 넘었다. 공직자체를 경쟁의 목적으로 삼아 왔을 뿐, 공직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것에는 소홀하거나 역량이 부족하지 않았나 반성해 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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