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하는 김영식 강원지방우정청 예금영업과장.
[원주=일요신문] 박태순 기자 = 김영식 강원지방우정청 예금영업과장(58)은 강원도 백두대간을 우체국 사람들(연인원 91명)과 함께 걸으며 훈훈한 이야기를 담은 ‘대청봉의 편지’를 지난 24일 발간했다.
김 과장은 2011년 5월~2015년 10월 4년4개월간 백두대간 종주를 마치며 우체국 동료와 백두대간 피톤치드 숲길을 걸으면서 나눴던 대화를 책으로 엮었다.
그는 “대청봉은 백두대간의 상징이고 편지는 우체국의 상징”이라며 “지속적으로 대청봉을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메신저의 역할을 전해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요신문 강원본부는 김영식 과장을 만나 백두대간 산행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책을 발간하기 전 백두대간의 산행기를 전국우체국 게시판에 15차례 게재했다.
게시판을 본 우체국 직원들은 ‘산행기를 읽으면서 피로와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잠시 쉴 수 있었다’, ‘마치 내가 산행을 하는 듯 생생했다’ 등의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백두대간을 종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를 ‘대청봉 우체통’과 ‘인제 조침령 산행’을 손꼽았다.
대청봉 우체통은 지난 2013년 4월 해발 1708m의 설악산 대청봉 인근에 설치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이 일주일에 한번 씩 편지 및 엽서를 수집, 전국 각지로 발송하고 있다. 특히 설악산의 전경과 생태, 대청봉, 울산바위 등의 기념엽서가 배치돼 있어 인기 만점이다.
김 과장은 “국립공원 헬기를 타고 올라가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우체통을 세우고 엽서를 나눠줬다”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우체통이 설치됐는데 상식적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너무 감격스러웠다. 산 정상을 보고 큰 절을 했던 기억이 난다”며 추억을 되새겼다.
그러면서 “많은 국민들이 대청봉을 찾아 손 편지도 쓰고 좋은 소식을 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인제 조침령 산행을 통해 개인적으로는 자신을 성찰하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인제조침령의 코스는 한계령까지 총 21㎞다. 새벽 2시부터 준비해 인제군 기린면 버스터미널에 도착, 농어촌 버스에 몸을 싣고 조침령 터널까지 이동했다.
그는 산행 9시간째인 오후 4시경 길을 잃어 한계령 휴게소에 도착할 때까지 “백두대간은 미친 짓”이라며 어렵게 산행을 했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그는 “밧줄을 타면서 어렵게 등반했지만 지도와 나침반도 챙기지 못했고 철저히 준비를 못해 고생은 했지만 깨우침은 컸다. 등산하는 이유도 자연의 소리와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자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또 “독자 분들도 산행을 통해 강원의 숲을 사랑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앞으로는 백두대간의 마을사람들을 만나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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