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의 자존심이자 전통 국기(國技)인 스모계에서 몽골인이 요코즈나가 된 것도 못마땅한데 술에 취해 스승까지 폭행하는가 하면 병을 핑계로 경기를 쉬던 중 축구시합을 하다가 걸리더니 결국 가장 중요한 시합이라 할 수 있는 혼바쇼의 나고야바쇼를 목전에 두고 이혼발표까지 했으니 일본 언론이 다시 이 문제아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상태.
그가 처음으로 이혼을 공개한 것은 그의 개인 블로그를 통해서였다.
그는 블로그에서 “아내와 둘이서 몇 번이고 이야기를 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하쓰바쇼(初場所)에서 23번째의 우승을 했지만 하루바쇼(春場所)와 나쓰바쇼(夏場所)에서 우승을 놓쳤으므로 지금은 나고야바쇼의 우승에만 집중하고 싶다”며 이혼 사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언론에서는 그의 이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추측성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측근에 따르면 이혼을 원한 것은 아사쇼류 쪽이었으며, 올해 1월 이미 아내인 타미르에게 이혼서류를 보냈다. 그 당시 타미르는 가정폭력을 참지 못하고 몽골로 떠나 있던 상태였다. 자녀를 위해 이혼만은 피하고 싶어 했던 타미르도 아사쇼류의 여성문제가 끊이지 않자 지난 4월 말 결국 이혼 수속을 밟는 데 동의했다.
2002년 12월 아사쇼류와 몽골 자산가의 자녀인 타미르가 결혼할 당시, 타미르는 이미 장녀(6)를 임신하고 있던 상태였다. 말하자면 속도위반 결혼이었던 것이다.
한 스모 저널리스트는 “몽골의 자산가 자녀였던 타미르는 성적이 우수하고, 용모도 단정해 중학교의 동급생이었던 아사쇼류에게는 꺾을 수 없는 꽃 같은 존재였다. 둘이 교제하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시절, 아사쇼류의 적극적인 프러포즈로 인해서였다”고 말했다.
스모계에서 승승장구하던 아사쇼류는 2002년 정점인 요코즈나에 등극했다. 당시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한 지인은 “첫사랑과 교제하고, 지위와 권위, 돈도 손에 들어오기 시작했던 절정기였다. 하지만 아직 어렸기 때문에 안정보다는 좀 더 놀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던 것 같다. 결혼 후에도 일본에서 유학 중인 몽골 여학생들과 외박하기 일쑤였고, 결국 그의 여성문제에 대한 소문은 타미르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다”고 말했다. 결혼 생활이 파국으로 치닫게 된 최대의 원인은 아사쇼류의 ‘여성문제’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 아사쇼류 볼에 입맞춤하는 미모의 부인 타미르. | ||
또한 2004년 여름에는 어느 결혼 피로연에서 일본의 관례에 따라 스승이 축의금을 관리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었던 아사쇼류가 술에 취해 스승과 후원회의 간부를 폭행하는 사건도 있었다. 이때 타미르도 그를 말리려다 맞았고, 구급차가 출동하는 등 대소란이 일어났다. 이후에도 그의 나쁜 손버릇은 고쳐지지 않아 2007년에는 심한 다툼 끝에 타미르의 앞니를 부러뜨리는 불상사마저 일으키고 말았다.
놀고 싶은 아사쇼류와 말리는 타미르 사이의 불화는 결국 2007년 봄, 별거로 이어졌다. 아사쇼류는 함께 살던 집의 열쇠도 바꿔버리는 등 별거를 먼저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해 여름 꾀병 축구 사건으로 몽골로 귀국한 아사 쇼류와 몽골에서 자녀들과 생활하고 있던 타미르는 잠시 재회하는 듯했다. 의기소침한 남편을 타미르가 잘 다독여 둘 사이가 회복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아사쇼류의 여성문제에 대한 소문들은 끊이지 않았다. 몽골의 한 저널리스트는 “그중 한 명 역시 몽골 자산가의 자녀인 이혼녀 A 씨로, 영어가 유창하고 타미르와 분위기가 비슷했다. 둘은 2008년 2월 아사쇼류의 둘째 형인 스미야바자르의 하와이 결혼식에도 동행하는 등 아사쇼류의 재혼 상대자가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소문도 잠시. 올해 1월에 있었던 하쓰바쇼의 쫑파티에 타미르와 함께 참석했다는 오보까지 돌게 했던 여인은 타미르 부인도, A 씨도 아닌 타미르와 쏙 빼닮은 새로운 여인 B 씨였다.
타미르는 얼마 전 몽골에서 한국 브랜드의 샴푸 CM에 등장해 주목을 끌었다. 이런 그녀에 대해 일부에서는 일본 데뷔를 위한 결혼이었다, 사치가 심했다, 처음부터 요코즈나의 부인으로서 일본에서 생활할 의지가 없었다는 등 이혼을 그녀의 탓으로 돌리는 말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스모 후원회의 한 관계자는 “타미르는 일본어 학교를 다니며 일본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수준으로 일본어를 마스터했다. 미소시루(일본식 된장국)와 일본요리의 조리방법도 열심히 배우고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서도 아사쇼류가 몽골식 교육을 주장하는 반면, 생활기반이 일본이니 일본어나 일본식 교육방법을 따르는 편이 좋다고 말한 것도 타미르였다”고 전했다.
이혼 발표 후 주변의 동요에 대해 시합에 집중할 수 있는 평상심을 강조하던 아사쇼류는 지난 11일 경기에서 상대선수의 목을 조르는 레슬링 기술을 시도하거나, 스모 경기장소인 도효(土俵) 위에서 춤을 추는 등 기묘한 행동으로 또 한번 화제를 낳고 있다.
과연 그가 문제만 일으키는 탈 많은 몽골 악동으로 낙인찍힐 것인지, 그래도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요코즈나로 남을 것인지는 앞으로 열릴 시합을 통해 확인해야 할 것 같다.
김지혜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