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레사 탬번팅 | ||
롱아일랜드의 ‘자크멜 주얼리’ 귀금속 회사에 근무하던 테레사 탬번팅(50)은 16만 5000달러(약 2억 원)의 연봉을 자랑하는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이었다. 필리핀 출신의 그녀는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는 남편과 함께 뉴욕 외곽의 부자 동네인 스카스데일에서 살면서 남부럽지 않은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
이랬던 그녀가 대체 뭐가 부족했기에 절도범으로 전락한 걸까.
‘자크멜 주얼리’에서 28년 동안 일했던 그녀는 성실함과 신뢰를 인정받아 1991년부터는 금고관리인이라는 중요한 자리를 맡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녀도 자부심으로 일할 뿐 금고에 손을 댈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견물생심이라고 했던가. 언제부턴가 그녀는 매일 눈앞에서 반짝이는 귀금속의 유혹을 견디기 어려워졌다. 그리고 결국 5년 전 처음 귀금속에 손을 대기 시작했으며, 그 후에는 거의 매일 금고에서 순금이나 귀금속을 몰래 빼내곤 했다.
그녀의 은밀한 절도 행각이 들통난 것은 한 직원이 회사의 회계장부를 면밀히 검토하면서부터였다. 결국 자신이 의심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그녀는 급한 마음에 선수를 쳤다. 회사에 86만 8000달러(약 10억 원) 상당의 귀금속 30㎏을 갖고 나타나 순순히 자백한 것이다.
그녀는 곧 해고됐지만 사건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경찰이 그녀의 집을 수색하자 지하실에서 놀라운 광경이 목격된 것이다. 마치 알라딘의 동굴처럼 지하실에는 귀금속이 가득 들어찬 양동이가 열두 개나 발견되었다.
지난 4월 절도죄로 체포되었던 그녀는 현재 보석으로 잠시 풀려난 상태. 자신이 강박성 신경성질환을 앓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유죄가 인정될 경우에는 최고 징역 25년에 처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