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시사주간 <포쿠스>가 최근 “일본에서는 ‘새 둥지에 틀어박혀 지낸다’라는 뜻의 ‘스고모리’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20~30대 젊은층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이 현상은 외출이나 외식을 자제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집안에서 보내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쓸데없이 밖으로 돌아다니면서 돈을 쓰기보다는 조용히 집에서 TV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오락을 하는 알뜰족 혹은 귀차니스트를 말하는 것.
스고모리 현상은 특히 지난 연말부터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경기 불황이 지속되자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젊은이들이 이렇게 기꺼이 집에 틀어박혀 지내는 이유는 다양하다. 무엇보다도 직장에서 임금이 삭감되어 수입이 줄어들거나 혹은 갑자기 실직을 한 경우 어쩔 수 없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또한 최근 급증하고 있는 신종 플루에 대한 두려움에 가급적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피하고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스고모리 현상이 증가하자 신이 난 것은 관련업체들이다. 가령 TV나 오디오 등의 가전제품 판매량이 급증하자 전자상가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있으며, 집에서 혼자 즐길 수 있는 오락기 회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또한 24시간 편의점, 요리를 하지 않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즉석요리, 도시락 등도 매출이 부쩍 늘었다.
반면 레스토랑이나 술집 등은 손님이 줄면서 문을 닫는 곳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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