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왜 커피와 맥주가 효과적일까. 이유는 바로 이들이 자율신경을 정돈해주기 때문이다.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라고 하는 두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생명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령 정서불안, 초조함, 집중력 저하, 피로감, 불면증 같은 증상들은 자율신경계가 교란돼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커피와 맥주를 적당히, 올바르게 마시면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예컨대 적당량의 카페인이 포함된 커피는 교감신경을 자극해 집중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반면 맥주는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해 온몸에 진정효과를 가져다준다. 이처럼 양쪽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생산성을 높이고 피로를 푸는 등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주간다이아몬드 온라인> 보도를 통해 커피와 맥주의 올바른 상식에 대해 알아본다.
하루 중 첫 커피는 오전 9시 반 이후에 마셔야 커피의 효능을 제대로 볼 수 있다.
# 커피를 마시기 가장 좋은 시간은?
잠에서 깨기 위해 일어나자마자 모닝커피부터 찾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좋지 않다. 오히려 신체에 나른함을 유발하고, 컨디션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원인은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과 관련 있다. 코르티솔은 ‘천연 각성제’라 불리는 호르몬으로, 보통 새벽 6시쯤 분비되기 시작해 오전 8~9시에 최고조에 이른다. 굳이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코르티솔이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해주는 것이다. 덕분에 우리의 뇌는 각성되며, 의욕도 솟아난다.
그런데 “이때 커피를 마실 경우 코르티솔 분비가 억제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미 각성작용을 하는 호르몬이 최고조로 분비되고 있는데 카페인까지 섭취하면 과도한 각성작용이 이뤄져 부작용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카페인에 대한 내성이 생겨 효과도 반감된다. 각성작용은 물론이고 피로회복, 기억력 향상, 다이어트 같은 커피의 주요 효능이 사라지고 만다.
그렇다면 커피를 마시기 가장 좋은 시간대는 언제일까. <주간다이아몬드>에 따르면 “오전 9시 반에서 11시 반,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다. 이 시간은 코르티솔 분비가 상대적으로 적어 커피의 효능을 최대한 볼 수 있다. 즉, 오전 9시 반 이후의 첫 커피가 가장 좋다는 결론이다.
# 캔커피는 피로의 원인
달콤한 캔커피를 즐겨 마시는 사람도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캔커피, 혹은 컵커피 한 개에는 20g 이상의 당류를 함유하고 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1일 당류 섭취 권고량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특히 공복 시 다량의 당류를 섭취할 경우 혈당이 요동치게 된다. 그 결과 자율신경계가 교란되어 피로를 쉽게 느끼고, 심지어 뇌기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커피의 효능을 제대로 누리려면 블랙으로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순수한 커피 성분이 체내 그대로 흡수될 뿐 아니라 커피향 자체의 아로마효과도 기대된다. 만약 단맛을 더하고 싶을 땐 백설탕 대신 흑설탕을 선택하자. 정제된 당은 흡수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혈당이 순식간에 치솟는다. 반면 사탕수수원당이나 흑설탕은 체내 흡수율이 완만해 맑은 정신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며, 다이어트에도 적합하다.
# 커피 똑똑하게 활용하는 팁
커피로 업무 효율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가 ‘카페인 낮잠(Caffeine Nap)’이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커피를 한잔 마신 뒤 15~20분 낮잠을 잔 직장인들은 피로가 해소되며 두뇌활동도 활발해져 업무능력에 도움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커피에 든 카페인은 섭취 후 약 30분이 지나야 각성효과가 나타난다. 따라서 낮잠을 자기 직전 커피를 마셔두면 개운하게 잠에서 깰 수 있으며, 그때부터 카페인 효과가 일어나 정신이 또렷해진다. 오후에 중요한 업무가 있다면 적극 활용해보자.
커피는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열쇠는 커피에 포함된 ‘클로로겐산’이라는 성분이다. 클로로겐산은 지방이 흡수되는 것을 억제하고, 체지방을 분해해줘 다이어트를 돕는다. 아울러 항산화작용, 당뇨병 예방, 노화억제 등 건강에 이로운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커피마다 클로로겐산의 함유량이 다르다. 로스팅 방법, 분쇄 정도에 따라 클로로겐산이 손실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나 영양섭취를 위해 커피를 마신다면, 가볍게 로스팅하고 중간정도로 분쇄한 원두를 선택하는 게 좋다.
퇴근 후 맥주 한잔은 그날의 피로를 풀어줘 직장인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맥주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마시면 살이 찐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루 한 잔 정도의 적당량을 마시면 오히려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되는 염증 수치를 떨어뜨린다. 게다가 맥주는 당지수(GI)가 낮은 음료로 꼽힌다.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GI지수가 60 이하가 바람직한데, 맥주의 GI는 35로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그밖에도 맥주는 뛰어난 효능이 많다. 우선 긴장을 풀어주는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한다. 퇴근 후 맥주 한잔을 마실 경우 맥주에 포함된 맥아, 홉이 몸을 이완시켜 그날의 피로를 풀어준다. 직장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음료다. 주목하고 싶은 것은 맥주의 주성분인 탄산과 홉이 가져오는 효과다. 탄산은 위장 기능을 활발하게 하며, 소화흡수를 도와준다. 덧붙여 홉의 쓴맛 역시 위장의 소화효소 분비를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장 운동이 활발해지면 건강한 장내 환경을 유지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 가벼운 맥주는 심혈관질환을 예방
맥주에는 아미노산, 비타민 B, 미네랄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특히 맥주의 주원료인 홉은 허브의 일종으로 진정효과가 뛰어나 약용으로 쓰였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스크랜튼대학 연구팀은 “홉 속에 있는 잔토휴몰(xanthohumol) 성분이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착한 콜레스테롤을 높여준다”고 밝혔다. 하버드의과대학 연구에서도 “맥주가 뇌졸중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다름 아니라, 하루 맥주 1~2잔을 섭취했을 때다. 과도한 음주는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수분 부족은 커피와 맥주 효과를 방해
커피와 맥주를 올바르게 섭취해, 자율신경의 균형을 맞췄다고 해도 체내 수분이 부족하면 말짱 꽝이다. 커피와 맥주는 둘 다 이뇨작용이 있어 수분 섭취가 매우 중요하다. 만일 수분이 부족하면 노폐물 배출과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못해 각종 부작용을 낳는다. 피로누적, 비만, 부종, 변비, 스트레스 증가, 면역력 저하 등 들자면 끝이 없다.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려면 하루 2~3L의 수분을 섭취하는 게 좋다. 목이 마르다고 느끼기 전에 물 한잔(200mL)씩 마시는 것을 습관화하면 생각보다 간단하다. 또 수분 보급에는 맹물을 선택하도록 한다. 과도한 카페인음료나 당질 및 칼로리가 높은 청량음료는 주의가 필요하다. 이처럼 적당량의 수분을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건강 증진은 물론, 노화방지 효과도 기대된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