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와지리 에리카 | ||
일본 연예계의 최근 핫이슈는 연예인들의 약물복용 사건이다. 일본의 국민 여배우였던 사카이 노리코(38)는 남편과 함께 각성제 등의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한 혐의로 41일간 구류됐다가 얼마 전 보석으로 풀려났다.
또한 <러브 레볼루션> 등의 히트 드라마에 출연하며 한국에서도 인기를 얻은 오시오 마나부(31)는 긴자의 고급 클럽에서 일하는 호스티스와 함께 엑스터시(MDMA)를 복용한 혐의로 체포되었다가 보석 석방되었다. 호스티스는 그와 함께 약물을 복용한 직후 롯본기의 고급맨션에서 전라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되었다. 오시오 마나부는 여배우 야다 아키코(30)와 3년 전 결혼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이혼 소송 중에 있다.
이런 와중에 사와지리 에리카가 소속사로부터 갑작스런 해고를 통보받자 일본 언론들은 이번 일을 ‘연예인 약물’ 사건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고 있다.
그 발단은 사카이 노리코의 약물 소동 중 사와지리의 이름이 심심치 않게 거론되면서부터였다. 때마침 노리코 부부가 각성제를 흡입했다고 인정한 아마미오섬의 한 레이브파티에 사와지리 부부도 참석했던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그녀도 약물을 복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더욱 짙어진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남편과 함께 스페인에서 귀국할 당시 I♥IBIZA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어 소속사의 신경을 날카롭게 만들었다. I♥IBIZA가 마치 마약 파티로 유명한 스페인의 이비사섬에서 즐기다 온 것을 자랑이라도 하는 듯 비춰졌던 것이다. 이비사섬은 유명한 클럽들이 모여 있어 해외 유명인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인 동시에 마리화나와 합성약물 등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환락의 섬으로 유명한 곳이다. 섬의 한 클럽 관계자에 따르면 “200~300엔(3000~4000원)이면 마리화나 한 대를 구할 수 있다. 거대한 규모의 클럽들이 10개 이상 집중되어 있고, 그곳에서 마약매매가 이뤄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와지리가 소속사로부터 해고당한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바로 그녀의 남편인 다카시로 쓰요시(44)라고 말하는 사람 들도 있다. 다카시로는 종합 영상물 제작 회사인 퓨처 파이레츠의 대표이사다. 그는 일본의 굵직굵직한 광고와 영화, 홍보물 등을 제작하며 이름을 알렸다.
문제는 그가 유명한 부인을 이용해 자신과 관련 있는 브랜드를 홍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패션쇼 참가를 위해 함께 출국했을 당시 사와지리는 미국의 유명 브랜드인 마크 제이콥스의 선글라스, 옷, 가방까지 모두 맞춰 입고 나타나기도 했고, 전동 자전거 홍보를 위해 함께 타는 모습을 일부러 드러냈다는 것이다.
▲ 사와지리 에리카와 남편 다카시로 쓰요시의 결혼식 당시 모습. | ||
사와지리는 남편의 실체를 알고 있었을까. 일본 언론에서는 허술한 이력이 들통 난 남편을 둔 그녀를 동정하기 보다는 ‘에리카 여왕님, 알고 계셨나요’등 비꼬기 식 기사만이 난무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와지리 에리카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미움 받는 여배우 1위다. 청순한 얼굴과 통통한 듯 풍만하고 귀여운 몸매로 사랑받는 아이돌 스타였던 그녀. 그런 그녀가 일본 팬들에게 미움을 사기 시작한 것은 영화 <클로즈드 노트>의 시사회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다지”라는 무성의한 답변으로 논란을 일으키면서부터였다. 그 논란으로 인해 한동안 활동을 쉬다가 복귀했지만 그녀의 오만한 태도는 크게 바뀌지 않은 듯 했다.
그리고 이어진 22세 연상 남편 다카시로와의 결혼에서는 충격적인 혼전 계약서로 다시 한 번 일본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변호사를 통해 정식으로 작성된 계약서에는 한 달에 부부관계를 5회로 제한해 그 이상이 될 경우에는 1회당 50만 엔(약 650만 원)을 다카시로가 사와지리에게 지불해야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다른 여성과의 데이트가 발각되면 1회당 1000만 엔(약 1억 3000만 원), 성행위는 2000만 엔(약 2억 60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등 충격적인 내용들이 주를 이루었다. 끊이지 않는 돌발행동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 소속사 측도 이번 약물복용 의혹만큼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모양. 그녀는 SF애니메이션을 영화화한 <우주전함 야마토>에서 기무라 다쿠야와 함께 주인공으로 출연할 예정이었지만 소속사에서 해고되면서 그 주연 자리마저 놓친 상태다.
화려한 생활을 영위하던 이 부부에게 지금 당장 보장된 수입은 없다. 그녀에게 ‘억 단위’의 출연료를 제시하며 누드 사진집을 내려하는 움직임도 있다고 하지만 아직 확실히 정해진 바는 없다. 큰 난관에 직면한 에리카의 앞에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어려움에 봉착한 부인을 남편인 다카시로 쓰요시가 지켜주기는커녕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
김지혜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