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앰부시 마케팅 논란’ 김연아 주인공의 SK텔레콤 평창올림픽 응원 캠페인 영상의 한 부분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직위는 지상파 방송사 2곳에서 선보인 SK텔레콤의 평창올림픽 응원 캠페인 영상이 불법 앰부시 마케팅에 해당한다며, SK텔레콤이 공식 후원사의 권리를 침해하고 저작권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앰부시 마케팅은 공식 후원사가 아닌 업체들이 올림픽 열기에 편승해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올림픽 관련 문구나 이미지 등을 교묘하게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SK텔레콤의 문제 영상은 평창올림픽 홍보대사인 ‘피겨의 여왕’ 김연아와 평창올림픽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이 주인공이다. 조직위는 평창올림픽보다 SK텔레콤 기업 홍보에 치중했다고 지적한다.
SK텔레콤은 공익적 목적의 방송사 캠페인에 협찬사로 참여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올림픽을 활용한 마케팅은 특별법에 따라 후원사만이 계약상 부여된 권리 내에서 대회의 로고·명칭·마스코트 등을 활용할 수 있다. 평창올림픽의 통신부문 공식 후원사는 KT다.
이에 조직위는 SK텔레콤의 앰부시 마케팅 논란과 관련해 지상파 방송사 3곳에 주의 협조공문을 보냈다.
SK텔레콤 KT 통신시설 무단 훼손 관련 사진=KT제공
앞서 SK텔레콤은 ‘올림픽 통신망 무단 훼손‘ 논란을 빚으며,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KT는 SK텔레콤과 협력사 직원이 지난 10월 31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 KT가 구축한 통신관로를 훼손하고 무단으로 SK텔레콤의 광케이블을 설치한 혐의(업무방해, 재물손괴 등)로 춘천지검 영월지청에 11월 24일 고소했다.
실제로 SK텔레콤과 협력사는 평창군 대관령면 내 올림픽 통신시설을 위해 KT가 설치한 통신관로 중 메인 프레스센터, 국제방송센터(IBC), 스키점프대, 슬라이딩 센터 인근의 관로 내관 3개를 절단하고 자사 광케이블을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KT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총 33km의 통신망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2015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설치하는데 수백억 원의 비용을 들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하지만 조직위 관계자와 KT 관계자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주장대로 구두협의 등 일체 협의된 사안이 없으며, 국제행사이자 국내최초의 동계올림픽을 60여 일 앞둔 시점에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져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현재 이 사건은 경찰에서 조사 중이다.
KT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사건 발생 초기 대응에서도 문제였던 것으로 안다”며, “SK텔레콤이 문제가 발생한 뒤 즉시 복구가 아닌 시간을 끌었기에 고소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은 올림픽 진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는 시점에 복구 시한 3개월을 운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작 조직위내에서 구두협의가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SK텔레콤이 부랴부랴 원상복구에 나서 일단락 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SK텔레콤의 졸속 대응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한편, 그동안 남다른 ’스포츠 사랑‘을 보여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동안 현금 지원뿐만 아니라 의전 차량 운영을 위한 정유 지원 등 IOC 규정에 따라 후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500억 원 이상을 내는 티어1 후원사로 분류됐다. 이번 논란으로 수백억 원을 쏟아 붓는 SK그룹의 평창올림픽 지원이 빛을 바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최근 검찰의 SK건설 압수수색 등으로 심기가 불편한 SK그룹으로선 이 같은 논란이 뼈아플 수밖에 없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