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대통령 특사로 아랍에미리트와 레바논으로 파견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심복인 임종석 비서실장을 대통령 특사로 외국에 파견한 것을 두고 북한 인사와의 접촉을 염두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공식적인 대통령 비서실장의 대통령 특사 파견은 14년 만인 점은 의혹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임 실장이 UAE 아크부대와 레바논 동명부대를 차례로 방문 중”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임 실장이 또 10일에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를, 11일에는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외교일정도 수행한다고 전했다. 임 실장의 이번 중동 방문에는 서주석 국방부 차관과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가 수행 중이다.
박 대변인은 “이번 특사 방문은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중동지역 평화유지 활동 및 재외국민 보호 활동을 진행 중인 현장을 점검하고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UAE에는 2011년 1월부터 군사훈련협력단의 성격으로 아크부대가 파병돼 있고, 레바논에는 2007년 7월부터 동명부대가 유엔레바논평화유지군 서부여단 예하부대로 편성돼 최장기 파견부대로 활동 중이다.
임 비서실장의 특사 파견은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 지시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기간 비무장지대(DMZ)를 깜짝 방문한 뒤 참모들에게 “집안의 자식 같은 느낌인 국내 장병은 가까이 있어 언제든 격려하는데 해외 열사의 땅에서 고생하는 파견 장병이 눈에 밟힌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 특사인 임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의 사인이 들어간 벽시계를 장병들에게 줄 선물로 준비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의 문재인 대통령의 심복이다.
한편, 대통령 비서실장이 외국 특사로 파견된 것은 참여정부 때인 2003년 문희상 비서실장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이후 14년 만이다. 2009년 이명박 정부(MB) 당시 임태희 비서실장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해 북한 고위부 인사를 비밀 접촉한 사실이 언론에서 불거지기도 했지만 청와대는 극구 부인했다.
그만큼 임종석 비서실장의 특사 파견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마찰 우려를 고려해 북한 인사를 접촉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물론 청와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