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문춘>에 실린 우에다 미유키. 일본 언론에서 그녀의 꽃뱀 행각을 크게 다루고 있다. | ||
지난 2004년 5월 13일 밤, 머리에 박스를 뒤집어 쓴 한 남성이 돗토리 시내를 달리는 긴급열차에 달려들어 그 자리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망한 남성은 당시 42세의 요미우리신문 돗토리지국 기자였다. 그가 뒤집어쓰고 있던 종이박스에는 “미유키를 만나 행복했다. 미유키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됐다”는 글이 쓰여 있었다. 당시 돗토리 현 경찰당국은 사인을 ‘자살’로 처리했다.
박스에 쓰인 이름의 주인공인 미유키가 그를 살해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그녀가 사기혐의로 체포된 지난 11월 2일이었다. 그녀는 현재 그 기자를 포함해 의문사한 6명의 남성들을 살해한 용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다.
우에다 미유키(35)는 2년 전까지 돗토리 시내의 유흥가에 자리잡은 ‘J’에서 사토미라는 예명으로 일하던 여종업원이었다. ‘J’는 스낙크(호스티스가 술을 따라주는 술집) 중에서도 ‘데부센 스낙크’로 체형이 크거나 살이 통통하게 찐 여종업원들이 일하는 곳이다.
우에다 미유키는 160cm가 안되는 신장의 뚱뚱한 체형이었다. 그 기자가 미유키를 만난 곳도 ‘J’였다. 그녀와 함께 ‘J’에서 근무하던 동료 호스티스의 말에 따르면 미유키가 그로부터 갈취한 돈은 모두 약 2000만 엔(약 2억 6000만 원) 정도였다.
이런 까닭인지 그는 죽기 직전까지 “아무것도 묻지 말고 돈 좀 빌려줘”라며 만나는 사람들마다 돈을 꾸기에 바빴다고 한다. 사람들은 연봉 1000만 엔(약 1억 3000만 원)이 넘는 그가 빚에 허덕이며 무엇인가에 쫓기는 듯했던 모습에 의아해했다.
요미우리신문에서 내근기자로 인정받으며 성실히 일해오던 그를 파멸로 이끈 그녀의 매력이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J’의 마담 증언에 따르면 그녀가 한 고객과 2~3회 만나면 둘은 곧 성관계를 갖는 사이로 발전했으며, 관계 뒤에는 웬만한 남자들은 모두 그녀에게 빠져들어 가게에 자주 드나들었다. 처자식이 있던 그 역시 미유키와 동거를 하며 “집사람과 헤어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라고 주위에 상담할 정도였다.
▲ <동경스포츠>에 실린 우에다 미유키. | ||
그녀와 관련된 남성이 의문사한 경우는 모두 여섯 건. 41세의 한 형사는 목을 매 자살했으며, 한 트럭 운전수(47)는 바다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또 27세 경비원의 경우 생전에 쓴 차용서가 <주간문춘>을 통해 공개되면서 타살 의혹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지장까지 찍혀있는 이 차용서에는 미유키에게 빌린 돈 7만 엔(약 90만 원)을 다음날까지 갚지 않으면 보증인에게 대신 돈을 갚게하거나 그에게 어떤 처분을 해도 감수하겠다고 쓰여 있었다. 그는 2007년 8월 18일 그녀와 함께 바다에 수영을 하러 나간 뒤, 물에 빠져 사망했다.
경비원을 포함한 남성 3명의 시신에서 그녀의 집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종류의 수면제가 검출되면서 그녀의 살인의혹은 더욱 짙어지고 있는 상태. 이와 더불어 그 ‘수면제’로 생명을 잃을 뻔했다는 66세의 남성이 그녀와 사귀던 당시의 일을 증언하면서 그녀의 혐의는 더욱 짙어졌다.
그는 “‘J’에서 일하고 있던 미유키와 4년 전에 알게 되었으며, 2년 반 정도 만났다. 그녀는 둘이 함께 살기 위한 집을 빌리고 싶다며 돈을 요구하곤 했다. 집에 가면 미유키의 아이들이 ‘아빠 같이 살아요’라고 말했다. 어느새 아이들에게도 정이 들어서 미유키와 아이 2명이 쓸 휴대전화 3대를 사줬더니 3개월 뒤에 전화비 60만 엔(약 780만 원)이 청구되어 있었다. 이래저래 건넨 돈이 450만 엔(약 6000만 원)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귀기 시작했을 무렵에는 함께 식사를 하던 중 갑자기 몽롱해지면서 의식을 잃은 적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그녀와 잠자리를 가진 남자들은 모두 그녀에게 빠질 수밖에 없을 정도로 잠자리 기술이 좋았다. 하지만 요미우리신문의 기자라는 양반이 ‘돼지 호스티스’한테 그렇게까지 빠질 줄이야…”라며 허탈해하기도 했다.
일본 유흥업소 데부센 스낙크란?
'뚱녀' 마니아 아지트
살이 뒤룩뒤룩 찐 모양을 뜻하는 일본어 뎃푸리와 데부데부에서 유래된 ‘데부’는 비만인 사람들을 지칭하는 용어다.
‘데부센’이란 비만 여성에게 호감을 느끼는 남성집단을 뜻하며, 이런 남성들이 즐겨 찾는 유흥업소를 가리켜 ‘데부센 스낙크’라 한다.
비만의 정도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뚱뚱하다’고 인식되는 여성에게 성적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은 실제로 존재하고 있으며, 현재 일본에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비만여성이 일하는 윤락업소나 비만여성 모델이 등장하는 잡지, AV(성인 비디오)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취향의 일본 남성들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다루도르가 등장하면서 부터다. 다루도르는 이름 그대로 술통몸매라 불릴 정도의 풍만한 그라비아 아이돌을 의미한다. 다소 통통한 체형을 과시하는 듯한 태도나 혹은 “난 너무 뚱뚱해서 부끄러워”라며 자학하는 모습으로 많은 마니아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비만여성을 좋아하는 독특한 취향을 가진 남성은 소외당하기 일쑤며, 변태적인 성향으로 보는 시선이 있기 때문에 데부센들은 대부분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까닭에 데부센 AV나 스낙크는 사적으로 남몰래 즐기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김지혜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