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두 살이 채 되기도 전에 병으로 청력을 잃었다. 그녀는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호스티스를 시작, 현재는 긴자 클럽 ‘르 자르댕’과 ‘클럽 M’의 인기 넘버원으로 꼽히고 있다. 그녀는 손님들과 글로 대화를 나눈다. 하루에 쓰는 메모지만 80장(A5) 정도. 그녀는 글로 고객의 마음을 위로하기도 하고, 즐겁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녀는 “한자를 좋아하는 사람,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 퀴즈를 좋아하는 사람 등 하나하나의 개성에 맞춰 대화를 시도한다. 중국에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중국어를 배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녀가 대화에 쓰는 말들은 본인이 생각해낸 것들 이외에도 장뤽 고다르의 영화부터 일본 소년만화 <원피스>에 나오는 대사까지 그 범위가 무척이나 넓다.
사이토는 긴자의 클럽에서 청각장애 핸디캡을 이겨내고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 자신의 무기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한다. 그녀는 “언어의 표현력을 높이기 위해 매일같이 영화를 본다. 이외에도 잡지, 신문, 서양화를 챙겨보거나 특히 고객의 대부분이 비즈니스맨이기 때문에 비즈니스 전문서적을 꼭 챙겨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런 그녀의 노력 덕분에 그녀가 집필한 <필담 호스티스>는 10만 부 이상이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녀의 고향인 아오모리 현에서는 그녀의 책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보다 많이 팔렸다고 한다.
김지혜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