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뉴질랜드에 가면 다소 괴상한 형태의 울타리들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브래지어, 장화, 칫솔, 바퀴, 심지어 자전거 등으로 치장된 울타리들을 보면 과연 무슨 의도로 설치했을까 의심이 들 정도. 하지만 이런 개성 넘치는 울타리들은 일부러 멀리서 찾아오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로 현재 많은 뉴질랜드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유명한 울타리는 센트럴 오타고의 ‘카드로나 브라 펜스’다. 현재 이 철조망에는 수천 개가 넘는 형형색색의 브래지어가 걸려 있으며, 이 브래지어들은 모두 익명의 여성들로부터 기증받은 것들이다. 이 울타리에 처음 브래지어가 걸리기 시작한 것은 1999년이었다.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울타리에 걸려 있는 네 개의 브래지어가 발견된 것. 추측컨대 당시 인근 술집에서 새해 축하파티를 즐기던 네 명의 여성들이 귀가하던 중 기념으로 브래지어를 벗어서 걸어놓은 것이 시작이었다.
그 후 두 달 만에 60개가 넘는 브래지어가 걸렸으며, 전국으로 소문이 퍼지면서 놀라운 속도로 늘어난 브래지어는 이듬해에 수천 개에 달할 정도가 됐다. 현재 이 울타리는 전세계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됐으며, 유방암 기금을 모금하는 용도로도 활용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테파후에 위치한 ‘칫솔 울타리’는 이름 그대로 수백 개의 칫솔들이 주렁주렁 걸려있는 울타리다. 지역 주민인 그레임 케언스가 시작했으며, 현재 뉴질랜드 전역에서, 또는 해외에서도 칫솔을 보내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가운데는 전 뉴질랜드 총리인 헬렌 클락의 칫솔도 있다.
이밖에도 조리샌들로 장식하거나, 다양한 바퀴로 장식되어 있거나 혹은 자전거를 걸어둔 울타리도 있다. 출처 <어뮤징플래닛>.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