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위에서 늘씬한 미녀 모델들의 시중을 받으며 골프를 친다면 아마 이런 탄성이 절로 나오지 않을까. 모델 출신의 아름다운 캐디들이 옆에서 클럽을 들어주거나 혹은 어드바이스를 해준다면 아무리 스코어가 나쁘더라도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을 것이다.
실제 이런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영국, 아일랜드, 스페인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캐디 서비스 회사인 ‘아이 캔디 캐디스(Eye Candy Caddies)’는 모델에 버금가는 외모를 자랑하는 여성들을 캐디로 고용하고 있는 서비스 업체다. 몸에 꼭 맞는 핑크색 유니폼을 입은 늘씬한 미녀 캐디를 고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하루에 230파운드(약 46만 원).
회사의 창업주인 세라 스테이시는 “우리 캐디를 곁에 두고 골프를 친다면 아마 그린 위에서 다른 골퍼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을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또한 그녀는 “골프장에서의 평범한 하루에 색다른 추억과 신선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의 얼굴에 미소를 선사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목표”라고 자랑스럽게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기분 짜릿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얼마 전 영국의 한 유명 골프 클럽이 ‘아이 캔디 캐디스’ 서비스를 전면 금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리더스보드’사는 켄트, 이스트 석세스, 햄프셔, 옥스포드셔 등에 위치한 자사의 골프 클럽에서 앞으로 모델 캐디 서비스를 금지하겠노라고 발표했다. 이유는 순수한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리더스보드’의 한 관계자는 “골프를 여전히 남성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구시대적인 발상은 비단 골프뿐만 아니라 스포츠 전체의 명성을 손상시키는 것”이라며 “어린 청소년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이 캔디 캐디스’ 측은 이런 주장에 반박하면서 “우리 회사에 소속된 여성들은 그저 외모만 뛰어난 것이 아니다. 프로 골퍼에게서 기본적인 골프 규칙과 에티켓을 교육 받았기 때문에 캐디로서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말하자면 엄연히 ‘준비된 캐디’라는 것이다.
하지만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실제 ‘아이 캔디 캐디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여성들은 모두 반라 차림으로 요염한 포즈를 취하고 있으며 좋아하는 음식, 가장 자신 있는 신체 부위, 취미 등만 소개하고 있을 뿐 골프와 관련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현재 이 사이트는 폐쇄된 상태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