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7월말 완공예정이었던 양평종합운동장 본부석 건물. 철근콘크리트 하도급 업체와 원청 회사와의 다툼 으로 공기가 3개월 가량 늦어지면서 12월 20일로 예정됐었던 전체 준공이 내년 4월 10알로 늦춰졌다.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양평군의 내년 핵심 사업은 경기도민체전이다. 연일 영하 10도가 넘는 최강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양평종합운동장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것도 내년 4월 26일 개최되는 경기도민체전 전에 완공을 해야 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진행해야 할 공사를 내년 봄 경기도민체전 날짜에 맞추려고 서둘러 마무리하다 보면 하자가 발생 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당초 양평군은 7월 말까지 본부석 공사를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하도급 업체가 두 번씩 바뀌면서 12월 20일까지이던 전체 공사 준공일이 경기도민체전 개막일에서 불과 보름 전인 4월 10일로 4개월가량 지연됐다.
양평군과 원청업체는 “본부석 건축공사 지연보다는 볼링장과 인라인스케이드장 등 경기장 시설이 추가되면서 전체 준공일이 늦춰진 것”이라면서, “내년 3월 말까지는 전체 공사를 완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본부석 건축공사를 했던 N건설은 지난 2016년 11월 25일 H산업개발과 본부석 철근콘크리트공사 하도급 계약을 체결했지만 H산업개발 요청에 따라 실제로는 11월 05일부터 현장에 투입되어 실제 착공과 함께 공사 준비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N건설 관계자는 “변경된 설계도면을 제대로 주지 않는 등 잦은 설계변경에 따른 공사의 어려움으로 7월 30일까지 완료 하기로 한 공정계획을 지킬 수 없었다”면서, “어렵게 공사를 해 온 하도급 업체에 공정지연을 이유로 정식 해지 통보도 없이 하루아침에 하도급 계약을 해지한 것은 ‘원청 회사의 갑질’”이라고 성토했다.
하지만 원청인 H산업개발 측은 이 같은 N건설 주장을 터무니없는 억지라고 반박하고 있다.
H산업개발 현장소장은 “하도급업체 현장 책임자가 8개월 간 4번이나 교체됐고, 설계도면도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로 실력이 없는 업체였다”면서, “변경된 설계도면은 현장 감독자에게 모두 제공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업체는 6월말까지의 기성금을 받았으면서도 공사 인부들의 노임을 주지 못하는 등 문제가 많았다”면서, “이 과정에서 원청이 되려 엄청난 손해를 봤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업체가 기초공사 등 일부 공사를 이미 했는데, 변경된 설계도면을 받지 못했다면 그 공사를 어떻게 진행할 수 있겠느냐”고도 했다.
현재 하도급 업체는 원청 업체를 상대로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제소하여 조사가 진행 중이다. 본지에서는 공정위 제소내용을 심층 취재하여 추가로 보도 할 예정이다.
결국 두 업체의 공방으로 양평종합운동장 전체 공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일각에선 “예정대로 경기도민체전을 치를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71년만의 한파 속 콘크리트 타설 “부실공사 우려”
12월 20일 준공 예정에서 내년 4월 10일로 변경
건축 전문가 A씨는 “기온이 영하 5도 이하로 내려가면 원칙적으로 콘크리트 타설 등을 할 수 없지만 비닐을 씌우거나 온풍기 등으로 온도를 높이면 가능은 하다”면서, “하지만 콘크리트 양생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자칫 부실공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71년만에 12월에 한강물이 어는 등 매서운 한파 속에서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당장은 기한 내에 완공은 시킬 수 있겠지만 반드시 문제가 발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추운 날씨에 콘크리트를 타설할 경우 제대로 건조시키기가 어려워 영하 5도 이하로 내려가면 공사를 멈추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관급공사는 12월 중순부터 2월까지 부실공사 우려 때문에 중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해진 체전 일정을 맞추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행정을 이해하기엔 부실 공사에 따른 피해와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사업시기 수차례 변경… 2012년→2013년→2018년→2017년 ‘오락가락’
공인 2종→3종… 사업비 700억→750억→780억→805억→900억→700억→800억→(?)
한편, 지난 2013년 “종합운동장 부지 매입만으로 내 할 일은 다했다. 나머지는 이후 사람들의 몫이다”이라며 종합운동장 건설을 포기했던 김선교 군수가 2017. 2. 경기도민체전을 유치하는 등 종합운동장 건설을 강행한 이유를 놓고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2007년 4월 재선거에서 당선된 김선교 군수가 같은 해 8월부터 추진했던 양평종합운동장은 당초 700억원(토지 매입비 300억, 시설비 400억)의 사업비를 들여 2010년 착공하여 2012년 완공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이 여러 차례 수정되는 등 10여년 간 지연돼 왔다.
2009년에는 종합운동장에 대한 여론조사를 의회와 협의 없이 진행하여 임시회가 중단되는 파행을 겪었다. 2010년 10월 행정사무감사에서는 ‘공유재산관리계획’ 미승인과 관련 ‘위법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10년 12월에는 750억원(시설비 400억, 부지매입비 350억)으로 사업비를 변경하고 2013년 준공예정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2013년 2월에는 토석매각 입찰을 통해 27억5000만원을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분납금을 제때 내지 못한 토석개발 업체가 2014년 8월 계약 해지가 되면서 당초 2015년 1월로 예정됐던 부지공사 준공이 지연되어 전체 사업에 차질을 빚었다. 이때 사업비는 78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후 군은 2015년 1월 20일 개최한 주민설명회에서 그해 6월 공사를 착공해 2017년 완공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때 총사업비는 805억원으로 또 늘어났다.
그러다가 2015년 9월 22일 양평군의회 현지조사에서는 착공시기를 11월, 완공시기를 2018년 12월로 연기하고, 사업비 역시 895억5,3000만으로 증액되면서 당초 예정 사업비 700억원보다 200억여원이 대폭 증액됐다.
그러나 3개월 뒤인 2015년 12월 15일 의회 군정질문에서 김선교 군수는 “종합운동장 규모를 축소하고, 대신 남는 자리에 행정타운을 조성하겠다”며, 다섯 번째 변경계획을 밝혔다.
담당부서 역시 2016년 2월 5일 의회에서 “양평의 여러 여건을 감안하여 엘리트체육이 아닌 생활체육으로 모든 양평군민이 이용할 수 있는 생활체육공원으로 만들겠다”고 변경계획을 보고했다.
결국 양평군은 2016년 5월 9일 변경용역 완료 후 동년 5. 30. 경기도 계약심사를 완료하고 6. 28. 공사를 착공했다.
양평종합운동장은 현재 계획 공정율 92.89% 대비 88.99%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다. 내년 3월말 전체 공정을 완료하고 4월 10일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당초 양평군은 “사업규모를 축소해 공인 2종에서 3종 운동장으로 사업을 진행하면 공사비가 485억원에서 295억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3종으로 변경하면 전광판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등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
하지만 지난 15일 군정질문 답변 과정에서 사업비가 다시 401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밝혀져 오락가락 사업비에 대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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