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한 주간지서 피트와 졸리의 파경 소식이 보도되자 팬들 사이에선 “오보다” “사실이다” 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 ||
지난 한 주 할리우드는 ‘세기의 커플’로 불리는 브래드 피트(46)와 앤절리나 졸리(35)의 결별 소식 진위 논란으로 뜨거웠다. 처음 영국의 <뉴스 오브 더 월드>가 보도한 이들의 파경 소식은 곧 인터넷과 사람들의 입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 나갔고, 급기야 몇 시간 만에 뜬소문에서 믿을 만한 사실로 굳어지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다음 날 상황은 급반전됐다. 피트-졸리 커플의 측근들과 미국의 몇몇 언론들이 이런 소문을 적극 부인하고 나서면서 오보라는 주장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특히 할리우드의 공신력 있는 매체들과 가십전문 블로거들은 “결혼도 안 했는데 이혼 운운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앞 다퉈 결별설을 부인하고 나섰다. 이에 헷갈리기 시작한 것은 ‘오보다’ ‘사실이다’라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언론들을 지켜보는 팬들이다. 도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더욱이 피트와 졸리 당사자들이 입을 굳게 다물고 있어서 당분간 결별설을 둘러싼 진실 찾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24일 처음 파경 소식을 전한 <뉴스 오브 더 월드>의 주장은 다음과 같았다.
피트와 졸리를 일컫는 ‘브란젤리나’ 커플이 지난해 12월부터 LA 베벌리힐스의 이혼전문 변호사를 찾아가 재산권과 양육권을 분할하는 합의서를 준비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1월 초 마침내 서명을 했다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공동 재산인 3억 2200만 달러(약 3700억 원)를 균등하게 나누는 한편, 여섯 자녀의 양육권도 공동으로 갖는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단, 자녀들은 모두 졸리가 키우기로 했으며 피트는 원할 때마다 자녀들을 수시로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브란젤리나 커플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은 모두 9개다. LA에 다섯 채의 집이 있고, 뉴올리언스에도 한 채가 있으며, 이밖에도 남부 프랑스의 샤또 미라벨 대저택, 두바이의 개인 섬, 캄보디아의 땅 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피트는 영화 한 편당 3500만 달러(약 400억 원)를, 그리고 졸리는 2000만 달러(약 230억 원)를 받고 있는 억만장자들이다.
합의서와 관련된 정보가 믿을 만한 소식통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한 <뉴스 오브 더 월드>는 이밖에도 브란젤리나 커플이 헤어졌다는 정황을 여러 군데서 포착했다고 주장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얼마 전 피트가 LA의 저택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100만 달러(약 11억 원) 상당의 저택을 매입했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그가 굳이 왜 집에서 가까운 곳에 또 다른 집을, 그것도 홀로 구입했냐는 것이었다.
이에 <뉴스 오브 더 월드>는 마돈나와 가이 리치가 이혼 직전 보였던 행동과 비슷하다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당시 리치는 이혼설이 터지기 직전 갑자기 런던 저택에서 몇 블록 떨어지지 않은 곳에 홀로 집을 구입해서 의심을 산 바 있다. 이런 리치의 행동에 당시 언론들은 부부가 떨어져 살되 아이들만 함께 돌보기 위한 것 아니냐면서 결별설을 제기했었다. 그로부터 얼마 후 마돈나와 리치는 소문대로 이혼을 발표했으며, 지금은 완전히 갈라선 채 남남이 됐다.
브란젤리나 커플이 지난 12월부터 공식석상에 함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점도 사람들의 의심을 사고 있다. 최근 피트가 LA에서 아이티 난민돕기 방송에 출연할 때에도 졸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방송에 출연하는 대신 졸리는 같은 시간 뉴욕에서 잡지 화보촬영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미국배우조합상 시상식에서도 브란젤리나 커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특히 피트가 주연한 영화 <바스터즈:나쁜 녀석들>이 주요 부문에 후보로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건 예상 밖의 일이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 당일 피트는 미식축구를 관람하고 있었으며, 졸리는 캘리포니아에 혼자 머물고 있었다.
게다가 오는 3월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불참할 것으로 알려지자 이런 의혹은 더욱 짙어지고 있는 상태다.
졸리가 결별설이 터지기 직전 가졌던 독일 매체와의 인터뷰도 뒤늦게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다스 노이에>와의 인터뷰에서 졸리는 “피트나 나나 함께 산다고 해서 서로를 옭아매진 않는다. 우리는 서로를 구속하지 않는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또한 졸리는 “부부가 서로 동의만 한다면 바람을 피운다고 해도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물론 이 말이 둘 사이의 벌어진 틈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평소 졸리의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허심탄회하게 표현한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캐나다의 연예전문기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이안 할퍼린도 파경설을 거들고 나섰다. <브란젤리나:브래드 피트와 앤절리나 졸리의 숨겨진 이야기>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브란젤리나 측근의 말을 인용해서 “피트는 5년간의 동거생활을 청산할 준비를 해왔다. 그는 현재 매우 비참한 상태다. 새로운 출발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피트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것은 졸리의 다혈질적인 성격과 자기파괴적인 성향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다음날 측근들과 일부 미국 언론들이 결별설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오보다!”라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사태는 반전됐다. 브란젤리나 커플과 가까운 한 친구는 <피플>을 통해 “둘은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각자의 영화 촬영에 매진하거나 아이들을 돌보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브란젤리나 커플의 대변인도 뒤늦게 결별 소식을 부인하면서 부랴부랴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 피트가 최근 따로 살기 위해 구입했다는 저택. 로이터/뉴시스 | ||
또한 유명 할리우드 전문 블로거인 페레즈 힐튼 역시 “브란젤리나 커플은 헤어지지 않았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커플의 대변인과 주변사람들에게 직접 연락을 취한 결과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특종전문 할리우드 가십 사이트인 ‘티엠지닷컴(TMZ.com)’ 역시 “결혼도 안 했는데 웬 이혼?”이라며 콧방귀를 끼면서 결별설 자체를 크게 다루지 않았다.
사실 브란젤리나 커플을 둘러싼 악소문은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할리우드의 메가 커플인 만큼 불화설이 제기된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것이다. 가장 최근에는 <내셔널 인콰이어러>가 이들이 조만간 갈라설 것이라는 내용의 추측 보도를 해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지난 1월 6일 뉴욕의 한 레스토랑에서 심하게 다툰 둘의 모습을 지켜본 사람들은 둘 사이가 매우 심각하며 식사 시간 내내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고 전했다. 말다툼 끝에 피트는 눈물을 글썽이면서 졸리에게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 말에 화가 난 졸리는 되레 “당신이 지긋지긋하다”고 말하면서 자신에게 독이 될 뿐이니 인생에서 사라지라고 쏘아붙였다.
피트가 이렇게 정신과 운운한 것은 3년 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부터 졸리가 우울증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졸리는 10대 소녀 시절에도 거식증과 우울증으로 고생했던 경험이 있으며, 자해를 해서 가족들의 걱정을 산 바 있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피트는 최근 들어 졸리의 몸무게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신경이 날카로워지자 혹시 우울증까지 재발하진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피트의 부모와 졸리의 사이가 나쁘기 때문에 둘 사이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히 피트의 어머니는 졸리가 아이를 낳기 전까지 피트에게 계속해서 헤어질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피트의 전 부인인 제니퍼 애니스턴을 며느리로서 유난히 예뻐해서 아직도 연락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져 졸리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아이 욕심이 많은 졸리가 아프리카에서 아이를 하나 더 입양하길 원하는 것과 달리 피트가 이를 적극 반대하고 있는 것도 불화설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졸리는 짐바브웨, 보츠와나, 남아공 등을 돌아다니면서 입양할 아이를 물색해왔지만 피트는 이런 졸리의 계획을 영 못마땅해 했다. 이미 6명의 자녀들을 키우는 것도 벅찬 데다 졸리가 우울증을 감추기 위해서 계속해서 아이를 입양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각자 촬영 스케줄 때문에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 것도 둘 사이가 멀어지는 데 한몫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에 얼마 전에는 졸리가 바람을 피웠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미 연예주간 <인터치>는 얼마 전까지 졸리가 새 영화 <솔트> 촬영을 위해 머물렀던 뉴욕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의 종업원의 말을 빌려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발음교정 선생이었던 하워드 새뮤얼슨(51)과 졸리가 늦은 밤까지 호텔방에서 단둘이 수업시간을 가졌으며, 수업 후에 들어가본 호텔방에는 야릇한 기운마저 감돌았다고 전했다. 그녀는 “방안은 완전히 엉망이었다. 욕실에는 물이 흥건했고, 곳곳에 보드카 병들이 흩어져 있었다. 침대 위에는 섹스 토이가 놓여 있었다”라며 마치 둘이 뜨거운 시간을 보낸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에 대해 새뮤얼슨은 “너무 황당하고 우습다”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그러나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가까스로 진정됐던 브란젤리나의 결별설에 다시 불붙을 것은 뻔하다. 졸리 본인이 직접 나서서 해명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 얼마나 더 소문이 확대 재생산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얼마 전 타이거 우즈의 불륜설이 처음에는 뜬소문으로 치부됐다가 결국 사실로 드러난 사례가 있었던 만큼 사람들은 이번에도 ‘혹시?’라는 생각으로 브란젤리나 커플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피트와 졸리의 화려한 이성편력
둘이 합치면 '태풍'수준
▲ 졸리와 전 남편 빌리 밥 손튼(왼쪽)과 피트와 전 약혼녀 귀네스 팰트로. 브란젤리나 커플은 과거 할리우드의 알아주는 바람둥이들이었다. | ||
당시 피트는 제니퍼 애니스턴과 결혼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때만 해도 둘의 관계는 결코 떳떳할 수 없었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둘은 쏟아지는 불륜설에 대해서 침묵으로 일관했으며, 피트는 촬영을 마친 후 보란 듯이 애니스턴과 여행을 떠나면서 부부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랑은 숨길 수 없다고 했던가. 피트는 결국 2005년 1월 애니스톤과 이혼을 했다. 결혼한 지 4년 6개월 만이었다. 그리고 3개월 후, 마침내 피트와 졸리가 함께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이 파파라치 카메라에 잡혔다. 그렇게 해서 둘의 관계는 처음 세상에 알려졌고, 할리우드의 파워 커플인 브란젤리나 커플이 탄생했다. 그리고 얼마 후 첫째 딸인 샤일로가 태어나면서 둘의 사이는 더욱 견고해져갔다.
비록 법적으로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동거인으로서 둘은 현재 매덕스, 팍스, 자하라 등 입양 자녀 셋을 포함해서 친자녀인 샤일로와 쌍둥이 남매인 녹스와 비비안 등 6남매의 부모 역할을 하고 있다.
할리우드의 알아주는 바람둥이들이었던 둘의 이성 편력 역시 화려했다. 피트는 애니스턴 외에도 한때 귀네스 팰트로와 약혼을 한 적이 있으며, 영화 <투 영 투 다이>를 통해 만난 줄리엣 루이스와도 교제한 적이 있다.
졸리는 <트레인스포팅>의 자니 리 밀러, 빌리 밥 손튼과 각각 결혼했다가 이혼한 경험이 있다.
또한 일본계 모델인 제니 시미즈가 졸리와 연인 사이였다는 폭탄 발언을 해서 한때 동성애자라는 소문에 휘말리기도 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