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평소에 목소리가 큰 편인데 자리가 자리라서 그랬나 보다”라며 “지켜봐 달라”라고 했다. 장관 취임 이후 그는 다른 어느 장관보다 매스컴을 많이 타고 있다. 그것도 대통령과 코드를 맞추기에 바쁜 다른 장관들에게선 기대하기 어려운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와 차이가 있는 발언들로 인한 것이다. 그에게서 예상됐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는 장관이기 전에 군인이다. 1999년 제1차 연평해전 때 전투전단장(준장)으로 휴전 후 최초의 남북해전을 승리로 이끈 주역의 한 사람이고, 그 공로로 충무무공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가 대북정책에서 누구보다 강경한 입장에 서야하는 것은 어쩌면 운명적인 것이다. 대북 대화론자인 문 대통령과의 엇박자는 불가피한 면이 있다.
문제된 그의 발언들을 살펴본다. 그는 12월 1일 국회에서 ‘미국이 북한을 해상 봉쇄할 경우 우리 측의 대응이 무엇이냐’는 질의에 대해 ‘미국에서 요청이 오면 동참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선전포고나 마찬가지인 해상봉쇄냐 아니면 현재도 유엔의 대북제재결의에 따라 행하고 있는 해상차단이냐는 개념상의 혼란이 있었으나, 미국이 해상봉쇄에 나설 경우 우리가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는 점에서 상식적으로 이해될 만한 말이었다.
문 대통령이 반대하는 미군 전술핵의 국내 재배치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무방비 상태인 우리의 입장에서 전술핵 재배치는 물론 독자 핵무장 방안까지 당연히 검토의 대상이 돼야 한다. 대통령이 반대한다고 장관이 검토도 못하는 것은 민주적이지 않다. 더욱이 상당수의 국민이 지지하는 방안임에랴.
군 댓글 사건과 관련,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구속적부심에서 석방된 것에 대해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것이나,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국방부 시책을 폄하하자 ‘상대해서 안 될 사람’이라고 인신공격성 평가를 한 것도 논란이 됐다.
장관의 정무적 감각이 미흡한 발언이라고 정부여당 안에서 볼멘소리도 나왔지만 군인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말을 했다는 여론이 많았다. 그의 일련의 발언이나 여론의 추이로 볼 때 대북정책을 둘러싼 문재인 정부 내의 엇박자가 아직은 심각한 수준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국민들이 갖고 있는 불만이나 불안감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앞으로 북핵문제가 악화할 경우 송 장관과 정부여당 내의 좌파세력 간에 갈등이 노골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여부는 송 장관의 성공여부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게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임종건 언론인 전 서울경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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