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작된 탱고는 4분의 2박자의 경쾌하고 구슬픈 멜로디에 맞춰 남녀가 짝을 이뤄서 추는 대표적인 라틴댄스다. 우리나라에는 스포츠댄스 종목으로 각광받고 있다. 탱고는 이제 단순히 춤을 넘어 하나의 건강운동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혹시 탱고가 춤이나 운동 외에 의학적인 치료법으로도 각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최근 미주와 유럽에서 새롭게 뜨고 있는 일명 ‘탱고 치료법’은 특히 정신분열증 환자나 파킨슨병 환자, 혹은 불화를 겪고 있는 부부들을 위한 심리치료요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병원에서는 정신분열을 앓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탱고 치료법’을 정식으로 채택했다. 영국에서는 여러 임상실험 결과 싸움이 잦은 부부 사이를 원만하게 하거나 대인공포를 호소하는 사람, 혹은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의 치료에 탱고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또한 미국의 워싱턴 대학 연구진들 역시 여러 연구를 통해서 파킨슨병의 환자들에게 탱고를 정기적으로 추게 하자 탁월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사실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행위, 즉 춤이 사람의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는 여러 차례 있었다. 그렇다면 탱고가 다른 춤에 비해서 특히 정신건강에 효과적인 점은 무엇 때문일까.
답은 바로 남녀가 ‘쌍을 이루어서 추는 춤’이라는 데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가슴이 서로 맞닿을 정도로 꽉 껴안은 채 음악에 따라 춤을 추는 것이 결과적으로 정신건강에 유익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의 심리학 박사과정에 있는 신시아 무르치아는 “탱고처럼 신체적 접촉을 한 상태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 스트레스가 경감되고 정신적으로 안정이 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춤을 추면서 듣는 음악으로 인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 분비는 억제되는 반면, 신체적 접촉으로 인해 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는 증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탱고는 도움이 된다. 영국에서 정기적으로 탱고를 추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55%가 신체적으로 건강해지는 동시에 스트레스가 경감되는 효과를 보았다고 말했으며, 또한 3분의 2는 탱고를 시작한 후 자의식이 강해진 덕분에 일상생활에서 자신감이 늘었다고 답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