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화려하고 요란한 곳에서라면 사실 잠이 든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밤이면 더 화려해지는 라스베이거스에서의 밤을 그냥 밋밋하게 보내기엔 왠지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 관련 최근 사진작가인 크리스 말루스진스키(35)가 흥미로운 주장을 제기했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이 보도했다.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관광객들이 잠을 자지 않고 밤새도록 도박 기계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유가 사실은 은밀하고도 비밀스런 카지노 측의 계략(?) 때문이라는 것이다. 가령 카지노 안에 창문이나 시계가 없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말루스진스키는 이밖에도 카지노의 숨은 비밀은 바로 ‘카페트’에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4년 동안 라스베이거스의 수많은 카지노들을 두루 방문했던 그는 한 가지 공통된 특징을 발견했다. MGM 그랜드, 벨라지오, 플라밍고, 룩소르 등 유명 카지노에는 모두 현란하다 못해 눈이 빙빙 돌아갈 정도로 어지러운 문양의 카페트가 깔려 있었던 것.
그는 “카지노 안에서 번쩍이는 불빛을 보면 어지러울 수밖에 없다. 눈을 쉬기 위해서 바닥을 봤는데 역시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세히 살펴보니 카페트 문양의 그 세밀함과 정교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다른 곳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라스베이거스 특유의 산만한 문양들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카지노 측이 이토록 과도한 문양과 색깔의 카페트를 깔아 놓은 이유는 사람들을 은밀하게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복잡하고 현란한 문양들에 둘러싸여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계속 흥분 상태에 머무르면서 잠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네바다 도박연구센터의 데이비드 슈워츠 박사 역시 이런 주장을 거들고 나섰다. 그는 “카지노의 카페트는 사람들로 하여금 무의식적으로 도박을 하도록 부추긴다. 대부분의 카페트에는 바퀴 모양이 새겨져 있는데 이는 로마시대의 ‘운명의 수레바퀴’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즉 과거 로마인들이 수레바퀴에 돈을 걸어 행운을 빌었던 데서 유래한 문양이라는 것이다.
한편 카지노의 카페트에 또다른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누리꾼들도 있다. 한 블로거는 카지노 카페트에 복잡한 문양과 빨강 혹은 초록색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 이유가 칩들이 바닥에 떨어져도 잘 눈에 띄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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