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 특정사실과 관계 없음. 사진=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 스틸컷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스튜어디스들이 항공사에서 일하면서, 외적으로 온라인 쇼핑몰 등의 피팅모델로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튜어디스들이 어떻게 피팅모델로 활동할 수 있을까. 스튜어디스들은 비행거리에 따라 상이하긴 하나 외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서비스 업무를 수행하면, 비행 후 해외 도착지에서 2~3일 정도 체류하게 된다.
그럼 스튜어디스들이 휴일로 주어진 며칠 사이에 체류 도시에서 온라인 쇼핑몰 피팅모델로 사진촬영에 나선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피팅모델 화보촬영을 진행하는 이유는 이색적인 외국의 풍광을 배경으로 촬영하면 사진이 돋보이고, 판매하는 쇼핑몰의 옷들도 더 고급스럽게 보이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다.
앞서 업계 관계자는 “내가 파악하고 있는 승무원만 10여 명 정도 된다”고 귀띔했다. 특히 그 중 몇몇 스튜어디스들은 단순히 피팅모델로만 활동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직접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기도 한다고 했다.
문제는 항공사에 적을 두고 있는 스튜어디스들이 온라인 쇼핑몰 등의 피팅모델로 투잡을 해도 괜찮은가하는 점이다. 또한 업무를 위해 회사자금으로 해외에 나가, 개인의 이익을 취하는 돈벌이를 해도 괜찮은가에 대한 논란도 제기된다.
항공사들은 사내 규정상 스튜어디스들의 겸직이 금지돼있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A항공의 관계자는 “승무원들의 겸직은 당연히 안 된다. 취업규칙의 금지사항 중 ‘다른 법인·조직에서 일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다”며 “적발되면 경고나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B항공 관계자 역시 “규정상 겸직은 금지”라면서도 “다만 겸직에 대한 범위가 엄격하지는 않다. 사례 속에서 ‘이것을 겸직으로 봐야하느냐’ 업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어 관계자는 “피팅모델 활동이나 온라인 쇼핑몰 운영을 하면서, 자신이 근무하는 항공사 명을 밝히느냐, 밝히지 않느냐도 사안의 경중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항공사측에서는 스튜어디스들의 피팅모델 겸직 문제를 파악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C항공 관계자는 “승무원들이 온라인 쇼핑몰 피팅모델로 활동하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스튜어디스들이 개인의 일탈행위를 숨긴다면, 회사에서는 확인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앞서의 A항공 관계자는 “만약 밝혀진다면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도 “쇼핑몰 운영이나 피팅모델 활동을 들은 바 없다. 적발 및 징계 사례 역시 확인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관계자는 “다만 스튜어디스를 그만 두고 온라인 쇼핑몰 등을 운영하는 전직 직원들은 꽤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들 중 일부는 퇴직하기 전, 회사를 다닐 때부터 쇼핑몰을 차려 운영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고 짐작했다.
한편 항공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승무원은 “과거 국내 A항공사에서 한 스튜어디스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다가 회사에 걸려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에는 그런 사례를 들어본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피팅모델을 해도 자신이 승무원이라고 신분을 밝히지 않을 것 같다. 또한 온라인 쇼핑몰 운영 역시 본인 명의가 아닌 가족이나 친구 등 다른 사람의 이름을 사업자로 올리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