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역에 붙은 고준희 양 실종 전단. 사진=연합뉴스
23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2일 고준희 양 친부 고 아무개 씨(36)와 내연녀 이 아무개 씨(여·35), 이 씨의 어머니 김 아무개 씨(여·61) 자택과 차량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친부 고 씨의 아파트 복도에서 혈흔으로 추정되는 얼룩을 발견해 채취했다. 이 얼룩은 말라붙은 상태여서 면봉을 이용해 조심스레 떼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시약으로 혈흔 유무를 감별하는 화학발광검사법(루미놀 테스트)을 통해 얼룩에서 혈흔일 때의 반응과 유사한 발광 현상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 얼룩이 사람의 혈흔으로 볼 수 있는 근거는 부족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찰이 사용한 시약은 혈액 속 철 성분을 통해 발광하는 특징을 보이는데, 동물 역시 인체의 혈흔에서 같은 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한 철 성분을 포함한 녹슨 금속 등에서도 발광하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이 얼룩을 고준희 양 실종과 연관 짓기는 힘들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검붉은 얼룩에 대한 국과수의 검사 결과를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측은 “고준희 양 가족이 추가 조사를 거부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섣부른 판단은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얼룩을 국과수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을 뿐만 아니라, 고준희 양 가족 간에 통화내역이 사건 해결의 단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가족의 휴대전화 등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 분석에도 나섰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