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외에도 프리터족(정규직보다는 파트타임 일을 하며 자유롭게 생활하려는 사람들) 증가라는 사회문제를 그대로 보여주듯 카페점원이 선호직업에 올라와 있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그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9위에 오른 갸바쿠라 여자(술집 여종업원)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지만 부모들 입장에서는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결과다. 호스티스를 꿈꾸는 이유에 대해서는 “매일 예쁘게 치장할 수 있어서”, “급여가 높아서”, “일이 간단해 보여서” 라고 대답했다.
일본 TV에서는 호스티스들의 사생활을 취재한 방송을 흔히 볼 수 있다. TV에서 비친 그녀들의 모습은 예쁘고, 자신감 넘치며 보통 샐러리맨들보다 훨씬 높은 급여를 받아가며 화려한 생활을 즐긴다. 그녀들은 인터뷰에서 하루에 300만 엔(약 3600만 원)의 팁을 받은 적도 있다며 자랑스럽게 말한다. 연예인 뺨치는 외모의 남자친구를 가진 것은 물론, 명품으로 치장한 그녀들을 10대 소녀들이 동경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실제로 긴자에서 유흥업소를 경영하고 있는 한 여성 오너는 “가게에 구직을 원하는 젊은 여성들이 한 달에 100명 정도 지원한다. 그 중 10명과 면접을 보고, 5명 정도를 채용하지만 2년 이상 일하는 직원은 한 명도 없다. 그만큼 쉬운 일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취업 희망자가 많아질수록 문턱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유흥업소의 사장은 “직원을 고용할 때는 미모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능력, 기품과 지성까지 평가한다”고 점점 엄격해지는 심사기준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30년 이상 긴자에서 업소를 경영해 온 여성 오너는 “급여가 높은 만큼 소비감각도 없어지기 마련이다. 화려해 보이는 겉과 달리 외롭고, 힘든 직업”이라며 자신의 딸이 자신의 일을 물려받는 것은 절대로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김지혜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