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천 개봉교 일원의 모습.
[원주=일요신문] 박태순 기자 = 강원 원주시 원주천 일원이 수개월 동안 방치된 생활쓰레기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지만 이 곳에 노숙자가 생활하면서 쓰레기가 아닌 개인물품으로 간주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27일 시에 따르면 총 연장 28.5㎞에 달하는 원주천(금대리~호저면)은 산책로 코스와 체육시설 등 시민들의 여가공간이 조성돼 있어 지역주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원주천 개봉교 밑에는 수개월 동안 침대, 자전거, 음식물 등이 무방비 상태로 생활쓰레기가 버려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재 노숙자 1명이 살고 있다.
시는 지난 5월경 경찰서랑 연계해 하천정비를 실시했지만 노숙인들이 또 다시 짐을 옮겨놨다고 설명했다.
시는 노숙인들의 인권존중과 버려진 생활쓰레기가 개인 소지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함부로 정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해당지역 복지센터 관계자는 “노숙인이 하천에 살고 있어도 강제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무단투기와 노숙을 담당하는 부서와 연계해 해결해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도 “노숙자들을 강제적으로 집행할 수는 없고 인권이 보장돼 있기 때문에 민원이 들어오면 시와 연계해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주천 개봉교 일원의 모습.
하천법 규정을 살펴보면 하천의 환경개선과 수질보호를 위해 시·도지사가 지정하는 지역에서는 하천을 오염시키는 낚시행위 및 야영·취사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명시돼 있다.
시는 앞으로 하천법에 의거해 노숙인에게 생활폐기물 무단 방치에 따른 자진철거 요청 등을 공고하고 14일 간의 공고기간을 거쳐 행정대집행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지역주민들은 미관상 문제, 악취 해결은 물론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주민 박모씨(82·여)는 “산책하는 곳인데 생활쓰레기가 있다 보니 아무래도 기분은 좋지 않다. 노숙자가 살고 있지만 날씨도 추워지니 걱정도 되고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산책하던 임모씨(44·원주)는 “산책할 때 악취가 많이 날 때도 있다. 하지만 시민으로서 서로 도와주고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할 거 같다”고 말했다.
한편, 시 복지정책과에 따르면 현재 관내에는 100여명의 노숙인들이 있으며 흥업면 복지원 등 3곳에 9억여 원(국·도·시비를 포함)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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