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대지진. 교도/연합뉴스
# 전 세계적으로 지진 발생이 크게 증가
“2018년에는 리히터 규모 7 이상의 강력한 지진이 2017년보다 4배 가까이, 즉 20회 이상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콜로라도대학 명예교수인 지질학자 로저 빌햄은 이렇게 경종을 울렸다. 그의 말에 의하면, 2017년은 비교적 대지진이 적은 해였다. 그러나 “새해에는 강력한 지진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로저 교수가 이같이 예측하는 이유는 지구 자전 속도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1900년 이후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지진을 집계한 결과, 강력한 지진은 연평균 15회 발생했지만 지구 자전 속도가 늦어지는 주기와 맞물리는 시기에는 최대 25~30회까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올해가 바로 그 주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덧붙여 “만약 대지진이 일어나면 2018년 중반 이후가 될 것”이라고 추론했다.
지구 자전 속도와 대지진의 정확한 상관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로저 교수는 “자전 속도는 5년을 주기로 느려진다. 이러한 변화가 지구 핵의 움직임에 영향을 줘 막대한 에너지를 분출하게 하는 것 같다”면서 “지진이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발생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적도를 중심으로 북위와 남위 30도 이내가 확률적으로 높다”고 전했다.
일본의 해양지질학자 기무라 마사아키 교수도 “지구의 자전 변화가 지각변동을 자극한다는 추론은 충분히 가능성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그는 2018년 대지진 위험 지역 중 하나로 일본 미야자키현 동쪽에 위치한 ‘휴가나다(日向灘)’를 꼽았다. 기무라 교수는 “최근 규슈 남부 지역에서 화산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데, 이 역시 지구 전체 판의 움직임과 관련돼 있다”고 분석했다.
노바티스가 개발한 암치료제 ‘킴리아’. AP/연합뉴스
과거에는 불치병으로 알려졌던 암. 의학기술의 발달로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암 치료로 인해 육체적 고통이 큰 것도 사실이다. 이런 환경이 2018년을 기점으로 크게 변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종양학 연구팀은 2018년 획기적인 실험을 시도할 예정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 영국의 민간기업과 합동으로 암을 죽이는 세포 배양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세포는 호중구라고 불리는 것으로, 인체에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가장 먼저 감염 위치를 확인해 공격하는 일종의 면역세포다.
암을 극복한 사람들의 면역력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높다. 이에 완치자로부터 호중구 세포를 추출해 대량으로 증식하고, 이를 다시 암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면역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은 부작용이 적다는 게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쥐 실험에서는 24시간 만에 암세포 95%가 사라지는 결과를 얻었다. 그리고 2018년부터는 생존율이 가장 낮은 췌장암 환자에게 치료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기술혁신은 암 발견 검사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 8월, 국립암연구센터가 혈액 한 방울로 13종류의 암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 임상 연구를 시작했다. 현재도 혈액으로 암을 진단하는 검사법이 있지만, 그보다 훨씬 발견율이 높아 아주 초기인 암까지도 발견이 가능하다. 당연히 조기에 암을 발견하게 되면, 환자의 부담이 육체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암 치료법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가히 혁신적이라 불릴 만한 치료제도 탄생했다. 글로벌 제약회사 노바티스가 개발한 암 치료제 ‘킴리아(Kymriah)’가 바로 그것이다. 일각에서는 “킴리아가 의료혁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킴리아의 뛰어난 효능을 인정해 사용 승인을 허락하기도 했다.
킴리아는 ‘카티(CAR-T) 세포’라 불리는 면역세포를 활용한다. 요컨대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채취한 후, 이 세포 안에 암세포를 죽이는 유전자를 넣어 환자에게 다시 주입하는 방식이다. 현재 백혈병 등 혈액암의 치료법으로 실용화된 단계지만, 2018년부터는 전립샘암과 방광암 등 다른 종류의 암에도 응용할 예정이다. 다만, T세포를 대량 복제하는 게 매우 어려워 치료비가 고액이라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iPS세포 기술을 조합해 저가로 T세포를 양산하는 기술도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2017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에 선보인 AI 기반의 자율주행차. 폴크스바겐의 콘셉트카로 핸들이 없다. 연합뉴스
# AI혁명 뜨는 회사, 지는 회사
2017년 산업계의 최고 화제어를 꼽자면, 단연 AI(인공지능)과 IoT(사물인터넷)이다. 그리고 2018년에는 이러한 테크놀로지의 보급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제평론가 가야 게이이치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AI화에 대응할 수 있을지가 기업의 생사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변혁이 요구되는 곳은 자동차 산업이다.
향후 몇 년 사이 자동차 업계는 AI를 활용한 자동운전이 현실화되는 동시에, 전기자동차(EV)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이와 관련, 미국 CNN은 “2018년은 전기자동차 대중화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먼저 멀지 않은 미래, 완전 자동운전이 실현됐을 경우를 살펴보자. ‘자동차 소유자가 운전자’라는 개념에서 벗어나게 되므로 굳이 자동차를 구매하지 않고, 필요할 때만 차량을 호출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업계 매출이 확연하게 줄어드는 셈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도요타자동차는 EV 전환이 늦어 톱 경쟁에서 밀려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혼다자동차 역시 세계 수준에서 보면 중견업체일 뿐이다. 이에 가야 게이이치 평론가는 “일본 자동차업체가 한국 현대차나 미국 포드 등과 함께 손을 잡는 대담한 전략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궁지에 몰린 자동차업체와 달리, 대약진할 것으로 보이는 분야는 그간 ‘협력회사’로 만족해야 했던 부품업체들이다. 자동운전, EV, IoT 등으로 인기가 높아진 정밀 부품업체들의 경우 쇠락하는 완제품 업체들보다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반면 기존 휘발유 차에 대응하는 부품업체들은 장밋빛 전망에서 제외된다. 또 EV는 차체 경량화 기술이 중요하기 때문에 소재가 강철에서 탄소섬유 등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철강 대기업은 난항을 겪겠지만, 탄소섬유 등 관련 기업은 급성장하게 된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