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더샵 블루시티 입구 전경.
[일요신문] 전국적으로 모범 주택조합으로 소문난 거제 더샵 블루시티 지역주택조합(블루시티 주택조합)이 사업비 충당을 이유로 근린생활시설 부지를 매각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일부 조합원들도 모르게 매각이 진행돼 거센 갈등이 예고된다.
갈등의 단초는 사업 초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거제시는 지난 2014년 8월 14일 블루시티 주택조합이 거제시 상동동 산 66번지 일원에 주택건설 사업을 신청하자 이를 즉각 승인했다. 당시 블루시티 주택조합은 입주조합원의 원활한 교통편의를 위해 중로 1-18호선(폭 20m,거리 210.5m)을 전폭부지보상, 전폭시공의 내용으로 도로를 개설해 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 기부채납 관련 내용이 바뀌었다. 거제 중심가로 진입하는 접속도로인 대로 2-2호선(폭 30m, 거리 470m)이 시를 비롯한 2개사가 부지보상하고 반폭도로로 개설키로 했으나, 시의 열악한 재정으로 대로 2-2호선 도로개설이 불가능해졌다. 그러자 거제시는 블루시티 주택조합과 당초 기부채납하기로 한 중로 1-18호선을 반폭으로 시공하고, 그 대신에 대로 2-2호선 도로개설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협의했다.
이 협의에 의해 중로 1-18호선은 폭 10m에 공사비 7억 9000여만 원(부지보상비 미포함)이 투입돼 공사에 들어가 현재 준공을 목전에 두고 있다. 대로 2-2호선은 폭 15m에 공사비 16억 원(부지보상비 미포함)을 들여 준공했다.
이 과정에서 블루시티 주택조합의 도로사업 변경으로 인해 늘어난 비용부담이 30억여 원에 달했다. 그러자 시는 다시 비용부담을 보전해 줄 목적으로 2016년 8월 11일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하고 사업부지 내에 근린생활시설(면적 2,480㎡)을 신설했다. 특히 시는 조합 측에 상가 1개동을 추가로 신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기부채납에 따른 비용절감 해결책을 마련해줬다.
바로 이 상가를 신축할 수 있도록 마련된 부지가 일부 조합원들이 반대하고 모르는 사이 심화디엔씨에 매각됐다. 뒤늦게 관련 사실을 인지한 조합원들은 조합장을 비롯한 조합 수뇌부를 향해 날선 비난을 가하고 있다.
조합원 A 씨에 따르면 블루시티 주택조합은 2014년 12월 3일 거제시 상동동 910-21번지 외 4필지에 대해 소유권을 취득했으나, 올해 9월 14일 주식회사 심화디엔씨로 소유권을 이전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조합원들이 매각에 동의를 하지도 않았고, 관련 사실을 모르는 조합원들도 있다.
특히 블루시티 주택조합은 지난 2016년 11월 20일 거제시 실내체육관에서 당해연도 제1차 조합 총회를 가지며 안건 제5호에 ‘상가부지 매각의 건’을 상정했지만 정족수 미달로 통과가 무산되기도 했다. 총회에서 무산된 사안을 집행부가 이후 서면 결의로 통과시키기에 이르렀다.
조합원 A 씨는 “조합운영진이 참석한 총회에 서명하고 가라고 해서 요구에 응한 것뿐이지 안건에 대한 설명이나 의견교환이 없었다”면서 “중대한 사안을 단순한 서면 결의만으로 통과시키는 경우는 없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문제는 비단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조합이 평당 100여 만 원에 구입한 사업부지가 허가 및 토목공사 그리고 금융비용이 합해져 매입원가 상승요인이 발생해 해당 부지의 원가는 최소한 평당 150여 만 원 정도로 추산된다. 평당 300여 만 원에 매각했으므로 총 매도금액 14억 5000만 원 중 이익은 7억 2500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 이익은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게 아니다. 공매를 통한 매도가 아닌 당초 상업시설 건립사업을 추진키로 한 시행자와 직거래한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거래 배경에 대해서도 강한 의혹이 일고 있다.
블루시티 주택조합 이준대 조합장은 “시가 조합의 고충을 해소할 목적으로 추가로 지원한 상가를 건축 후 분양해 사업비로 충당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사업개시 후 찾아온 조선경기 하락이 사업성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부득이 조금이라도 사업비를 줄이는 쪽으로 조합원들의 서면결의를 받아 매도를 강행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상가부지에 대해 높은 가격을 받고자 부동산 거래소를 통해 타진했지만, 매수인을 찾지 못해 애초 사업시행자에게 의견을 타진해 거래가 성사됐다. 이로 인해 상가건축에 필요한 건축비용 35여억 원과 조합정산, 그리고 미분양에 따르는 위험 등을 해소했다”고 말했다.
상가부지를 매입한 심화디엔씨의 관련회사인 세린종합건설 관계자는 “이 사업의 시행자로서 원만한 사업 완성을 위해 거제경기 하락으로 분양에 따른 위험을 감내해야 했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조합의 요청으로 상가 부지를 매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민규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