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보다 수의계약…“의혹 해소 노력”
그런데 최근 임대아파트 위탁관리를 둘러싸고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뜨겁게 일어났다. 서울주택도시공사 출신의 직원이 차린 업체 3곳이 서울시 임대주택 54.3%를 위탁관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서울시의회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서울시의회 강구덕 의원은 제277회 정례회 시정질문을 통해 서울주택도시공사의 “일감몰아주기”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서울주택도시공사는 해명자료를 발표하면서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공사는 전직 직원이 운영하는 위탁관리업체의 점유율이 높은 것은 사실(총 196개 단지, 9만 8555세대 중 82개 단지(42%), 5만 3626세대(54%))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세 가지 이유를 들어 부인했다.
공사 출신의 직원이 운영하는 위탁관리업체의 점유율이 높은 이유는 첫째로 2008년 직영 단지 위탁 전환 당시, 정리 해고된 관리원 고용 차원에서 설립된 회사에 최초 위탁했고, 둘째로 재개발 단지 위탁 전환 시 기존 관리원 관리용역업체와 최초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있으며, 셋째로 소규모 단지의 관리비 절감을 위해 인근 단지 관리업체가 공동 관리하도록 수의계약을 체결한 경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이유로, 전직 직원이 차린 업체에 임대아파트 위탁관리 업무를 과다하게 몰아주는 등 유착관계가 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취재과정에서 새롭게 의혹이 제기됐다. 우선 첫째 이유를 들어 해명과 관계된 A 업체의 경우, 정리 해고된 관리원의 고용안정 차원에서 설립된 회사는 맞지만 입찰보다 수의에 의한 위탁관리를 계속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이유와 관련된 B 업체는 재개발 단지 관리사무소에 최초 관리원 파견계약을 맺은 후 재개발 단지가 위탁전환 시 최초 관리원 수의계약을 체결한 회사였음을 내세워 위탁관리업무를 가져간 것으로 드러났다.
A 업체(32.5%)와 B 업체(17.3%)의 점유율이 높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전직 직원이 차린 업체에 임대아파트 위탁관리 업무를 과다하게 몰아주는 등 유착관계가 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 무색한 점유율이다.
물론 공사 측은 해명 자료에 ▲신규 입주 임대주택의 경우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투명하게 위탁관리업체를 선정하고 있고 ▲입주민에 대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종합평가 결과 85점 이상을 획득한 업체에 한하여 연장계약을 실시하고 있으며 ▲공사는 주택관리업무 투명성 향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적극 수용해, 위탁관리업체 선정기준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등 외부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했지만, 공사 출신 업체가 존재하는 한 이러한 구호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사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공사 내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똑같은 조건하에서 공사 출신과 비공사 출신이 공사를 찾아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는 2018년 1월 신임 사장이 부임하는 가운데 공사 출신들의 자기식구 챙기기 식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해소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효남 기자 ilyo11@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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