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우이신설선 탑승객이 예측했던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해 적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운영 기간 동안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보전하지 않기로 협약했기에 우이신설선 참여 업체들의 근심이 깊어져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에 따르면 우이신설선의 1일 평균 승차 인원은 2017년 9월 6만 6790명, 10월 6만 4123명, 11월 7만 2115명을 기록했다. 당초 서울시가 예상한 하루 이용객 수 13만 명과 비교하면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우이신설선 탑승객 중 노인 무임승차 비율은 9월 32.3%, 10월 31.5%, 11월 29.7%로 각각 집계됐다. 2016년 서울 지하철 전체 승객 가운데 노인 무임승차 비율은 11.4%였다.
서울시와 우이신설경전철㈜은 탑승객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만 할 뿐, 특별한 대책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2017년 12월 25일 오전 6시께부터 8시간 동안 운행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해 대외적 이미지마저 추락하고 있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는 기본적으로 철도 운영 노하우가 없어 앞으로도 이런 사고가 더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이미지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게다가 우이동은 노인 무임승차 비율이 높은 지역이기에 흑자를 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7년 9월 2일 서울 1호 경전철인 우이신설경전철이 개통됐다. 사진은 우이신설경전철 개통식 장면. 사진=서울시
우이신설선 컨소시엄 내부에서는 처음부터 수요 예측을 잘못했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우이신설선에 참여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전부터 수요 예측을 두고 서울시와 마찰을 빚다가 공사를 중단하는 사태까지 발생했고 이에 서울시가 우리를 고발하려고도 했다”며 “예측은 어디까지나 예측이기에 잘못될 수도 있지만 그걸 믿고 사업에 뛰어든 우리가 무작정 적자를 감내할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자사업을 하면 서울시 공공투자관리센터에서 사업의 적절성을 검증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실질적인 수요를 조사한다”며 “사업자의 의견도 일정 부분 반영하지만 KDI에서 제시한 내용을 많이 반영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탑승 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이신설선 요금은 서울시 지하철 기본구간 요금과 같은 1250원이다. 앞의 우이신설선 참여 건설사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용객이 증가할 수는 있지만 당장 적자가 심하면 의정부경전철처럼 파산할 수도 있다”며 “결국 이용자들이 피해를 볼 텐데 파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탑승 요금을 유동적으로 변경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요금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대중교통 통합요금제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우이신설선만 요금을 인상하기는 어렵다”며 “대신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요금을 측정해 현재 서울시 지하철 요금과 적정 요금의 차액만큼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지원이 이뤄질지 여부는 불투명하고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우이신설경전철㈜ 관계자는 “서울시로부터 공식적으로 지원과 관련한 연락을 받은 적은 없고 진행 중인 지원 협상도 현재로선 없다”며 “서울시의 구체적인 상황을 알 수는 없지만 서울시 내부에서 우이신설선을 지원해주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도 “지원과 관련해 구체적인 일정이나 세부 사항이 정해지진 않았다”고 전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우이신설경전철을 시승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2017년 12월 21일 우이신설경전철㈜ 4대 주주인 포스코ICT는 우이신설경전철㈜에 760억 원의 자금을 대여하겠다고 공시했다. 대여 목적은 ‘법인의 운용수입부족 보충’이다. 하지만 대부분 참여 업체들은 우이신설선에 추가 자금 지원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우이신설선에 참여한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우이신설선 운영 법인이 엄연히 따로 있는 상태에서 주주라는 이유로 무조건 자금 지원을 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건설업계에서는 비단 우이신설선뿐 아니라 대부분 민자사업에서 서울시가 사업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시 리스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서울시는 너무 과도하게 제약을 가한다”며 “수익을 내기 힘들어 보이는 곳에 공공성을 이유로 민간업체를 유인해 참여하게 하지만 적자는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앞의 철도업계 관계자는 “민자사업을 한다고 하니까 건설사들은 깊게 생각하지도 않고 무작정 사업에 참여한 측면이 강하다”며 “우이신설선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기관사도 없이 무인으로 운영하고 저임금의 안전요원만 몇 명 배치하다보니 운행 지연 사태도 자주 발생하는데 공공성 운운하기 이전에 스스로 공공성을 해치고 있는 게 아닌지 뒤돌아봤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