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작업 중 사망사고가 발생했지만 조직위는 감추기 급급했다. 사진=평창올림픽 홈페이지 캡쳐.
오는 2월 9일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막바지 시설 공사 작업이 끝나지 않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일까. 평창은 최근 사건 사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12월 6일에는 단 몇 분을 두고 2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우선 10시 51분 강릉시 포남동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빗물 전용 물탱크 작업 중 작업자 A 씨가 7m 높이에서 추락했다. 의식을 잃은 A 씨를 소방인력이 투입돼 구출 작업에 나섰다. 다행히 A 씨는 의식을 되찾아 회복 중이라고 한다.
같은 날 7분 전 10시 43분 평창군 대관령에서 50대 남성 작업자 B 씨가 올림픽 선수촌 자가발전기 설치 중 2m 높이 크레인에서 추락해 중상을 당했다. B 씨는 의식이 혼미한 상황에서 강릉아산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하루 전인 12월 5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이희범)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올림픽 사업현장 겨울철 안전관리 대책 회의가 열었지만 바로 다음 날 발생한 두 건의 사고는 막을 수 없었다. 이날 여형구 조직위 사무총장이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경기장 등 시설물 안전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일이므로 시설물 공사현장 안전에 대한 점검과 관리를 철저히 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한 말은 공염불로 돌아갔다.
문제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이 같은 문제를 공론화하고 사고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쉬쉬’했다는 점이다. 조직위 한 중간관리자는 “사고 사례 외부 배포는 지양하라”고 직접 말하기도 했다. 사고를 반성하고 책임을 가려 이후 똑같은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 게 아니라 당장의 면피에 골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측은 “유관기관의 사고라 따로 대응을 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따로 은폐를 지시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발 거리를 두는 이 같은 말과 익명을 요구한 조직위 관계자의 말은 엇갈린다. 이 관계자는 “당시 사고는 평창올림픽 종합상황실 차원에서 대응을 했다. 단순히 다른 회사에서 일어났다고 치부하긴 어렵다”며 “외부 발설을 조심하라는 당부를 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직위원회 측에서도 “어쨌건 평창올림픽 작업을 하다 같은 날 두 건의 사고가 발생해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하루 만에 두 건의 사고가 발생한 만큼 다른 사고가 더 있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조직위원회 측은 “유관 기관에서 일어나는 사고 사례는 파악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