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니윤과 이재명 성남시장의 인연이 새삼 화제에 오르고 있다. 자니윤(좌)과 이재명 성남시장(우)
“자니윤-이재명 성남시장, 무슨 관계길래”
[일요신문] 자니윤(81. 본명 윤종승)씨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자니윤은 1980년대 재미교포로 자신의 입담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인기를 모았던 유명 코메디언이다. 그가 진행했던 토크쇼에서 행복한 잠자리에 드시라는 유행어가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있다. 그런 그가 미국에서 뇌출혈로 두 차례 쓰러진 이후 현재 LA근교 요양병원에서 지내며 치매 증세까지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는 전처 줄리아리와 결혼 생활은 자니윤이 아들의 목을 조르고 전치 6주의 폭행 등으로 이미 깨진 상태였다. 급기야 자니윤은 과거 불미스러운 논란이 재조명되면서 수축해진 그를 더 안쓰럽게 만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대선 경선후보이자 경기도지사 후보에 나선 이재명 성남시장이 자니윤에 대한 과거 언급도 함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체 이 두 사람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자니윤은 지난 2014년 8월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로 임명돼 대선관련 ‘낙하산 인사’로 지목된바 있다. 그는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캠프 재외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역임해 낙하산 논란을 불렀다.
이재명 시장은 당시 자신의 SNS에 <관광공사 낙하산감사 자니윤씨..사퇴함이 마땅>이란 글을 올려 자니윤을 지적했다. 당시 이 시장은 과거 자니윤이 골프장에서 여성 캐디에게 골프채를 휘둘러 2주 진단 상해를 입힌 사실을 강조하면서 자니윤의 관광공사 감사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이에 자니윤은 자질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과거 이재명 성남시장이 자니윤을 언급한 SNS캡쳐글
당시 캐디들은 살인미수로 자니윤을 고소했지만 치료비는커녕 자니윤이 단순폭행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자 억울해하자, 변호사였던 이재명 시장이 무료로 치료비 배상소송 변론을 맡았다.
이에 자니윤씨는 130만 원 배상판결 받고도 이를 지급하지 않고 고국인 미국으로 귀국했다. 그 후 몇 년이 지나 자니윤이 방송출연을 위해 국내에 복귀할 시점에 이 시장이 출연료 압류를 준비해 배상판결금을 받았다. 하지만 자니윤의 사과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시장은 자니윤의 관광공사 감사임명을 두고 “국적회복까지 시켜가며 이런 사람을 감사로 임명해 혈세로 연간 급여 9천만 원씩 줘야하냐”면서 “해외폭력관광이 주 업무라면 모를까 감사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28년 전 캐디 폭행 사건을 무료 변호했었던 이재명 시장은 자니윤의 근황에 대해 묻자, 그저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과거 자신의 잘못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를 하셨다면 어땠을까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자니윤의 건강과 남은여생에 대한 걱정으로 말을 끝맺었다. 자니윤은 과거 1959년에 대한민국에서 방송인으로 데뷔하며 활동하다 1962년 해군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제대이후에도 미국에 터를 잡았다. 그는 미국에서 알게 된 유명 MC인 자니 카슨의 ‘투나잇 쇼’에 아시아인 최초로 출연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임명장 받는 자니윤 재외선대위원장.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선후보시절인 2012년 7월 7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재외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자니윤 재외선대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주며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이후 1989년 귀국해 조영남을 보조 MC로 두고 자신의 이름을 딴 ‘자니윤 쇼’로 국내서도 큰 인기를 받았다. 자니윤 쇼는 매회 게스트를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미국의 자니 카슨 쇼, 데이비드 레터맨 쇼 형식을 그대로 들여온 토크쇼를 한국최초로 시도했다.
이후 캐디 폭행 사건과 각종 논란 속에 현재 LA 도심에서 10여 킬로 떨어진 한 병원에서 휠체어에 의지한 채 생활하고 있다. 반면, 자니윤에게 폭행과 억울함을 받은 피해자들을 변호하던 이재명 시장은 대선후보를 거쳐 경기도지사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자니윤과 이재명 시장의 엇갈린 인연은 마치 우울한 코미디 한편을 보는 것 같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