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2월 15일부터 개관한 A 지역주택조합의 주택홍보관. 조합측은 지구단위로 용도를 변경해 아파트를 건축한다는 설명이지만 용도변경이 되지 않을 경우 조합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경기 양평군 양평읍 A 지역주택조합이 자연녹지 임야에 아파트 건설 사업을 추진한다며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어 피해 우려와 함께 특혜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아파트가 들어설 땅은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을 위한 도시개발사업 제안서’가 제출된 상태로, 현재까지는 아파트 건립을 할 수 없는 자연녹지 지역이라는 게 양평군의 설명이다.
하지만 조합측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자연녹지를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용도를 변경하면 얼마든지 아파트를 건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지만 용도변경이 되지 않을 경우 조합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양평군에 따르면 (가칭)A 지역주택조합추진위는 양평읍 덕평리 29,962㎡ 임야에 아파트 600여세대를 건축하겠다는 도시개발사업 제안서를 지난 12월 13일 제출했다.
이후 12월 15일 주택홍보관을 개관한 조합추진위는 이곳에 59㎡ 268세대와 74㎡ 334세대 등 602세대를 공급한다며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다.
하지만 대상부지가 제한적인 개발만 허용되는 자연녹지여서 법적으로 아파트를 지을 수 가 없다는 게 문제다.
일각에서는 “자연녹지에 주택조합 사업을 허가해 주는 선례를 남기면 우후죽순처럼 비슷한 사업이 추진될 수밖에 없다”면서, 자연녹지를 일반주거지역으로의 변경은 일종의 특혜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군은 “자연녹지 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서려면 도시개발사업 등을 통한 용도변경이 필수적이다. 주택조합에서 제출한 ‘도시개발사업(안)’을 검토해 허가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라면서, “성우, 한신, 양근지구 등 자연녹지에 아파트 건축허가가 나간 사례가 다수 있다”고 밝혔다. 도시개발사업 인허가기간은 통상 1년 이상이 걸린다는 게 통설이다.
조합 측 역시 “법에 따라 자연녹지도 일정 부분 개발할 수 있다. 현재 땅 소유주와 토지매매계약을 완료하는 등 법적으로 문제가 전혀 없다”면서, “신탁회사에서 자금관리를 하기 때문에 조합원이 피해를 볼 염려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조합원이 시행자가 된다는 점에서 일반분양 아파트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게 사실이지만, 만일 사업에 실패하면 모든 책임은 조합원 스스로 떠안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적극적인 개발의지가 있다면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원칙적으로 자연녹지에서 아파트 건축은 어려운 게 사실이다”면서 “지구단위계획이 가능한 지역이라 해도 수립요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지정되지 않는다”며 계약에 앞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원주와 춘천 등에서 주택조합 사업 과정 중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분양대행사 관계자들이 천막을 치고 시위를 하고 있다.
한편, 춘천과 원주의 지역주택조합 분양대행사 관계자들이 이 곳 주택홍보관 앞에서 천막시위를 하면서 조합 측과 갈등을 빚고 있어 법적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시행사인 B 중개법인이 춘천과 원주에서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하면서 조합원들로부터 사기혐의로 고소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행사가 수 십억원에 달하는 업무대행비만 빼 먹고 ‘사업 진척이 안 되고 있다’는 이유를 들며 사업을 지연시키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1,400만원의 업무대행비뿐만 아니라 조합원들의 계약금이 신탁회사에 묶여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농성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원주 사업에서 가장 큰 이득을 봤으면서도 엉뚱한 트집을 잡고 있다”면서 “그 사람들이 주장하는 B 중개법인과는 이 곳 조합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말했다.
최근 이천시와 여주시는 지역주택조합과 관련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지만 ‘지역주택조합 설립 인가’ 전까지는 이를 규제하거나 단속할 법적 근거가 부족해 애를 먹고 있다.
양평군 역시 주택조합설립 인가 전에는 조합아파트에 대한 관련 법규가 없어 개입할 여지가 전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주민들의 문의에 아직까지 공식적인 인허가 사항은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해주고 있다”면서 “사업 승인이 되지 않을 경우 주민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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