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금융위원회는 2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과 관련해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의뢰했다.
금융위는 1993년 8월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 차명으로 실명 전환되거나, 차명으로 실명 확인한 경우 금융실명법 등에 따른 실명전환 및 과징금 징수 대상인지에 논란이 있었다며 법령해석 의뢰 배경을 설명했다. 당초 금융위는 차명계좌를 허용하는 지금의 제도 하에선 1993년 당시 삼성이 실소유주인 이건희 실명이 아닌 타인의 실명으로 전환해도 문제가 없는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 1021개 중 1001개는 금융실명제 시행 이후 개설됐고, 20개는 실명제 이전에 만들어졌다. 현행법상 차명계좌 1001개는 과징금 징수 대상이 아니다. 법상으론 20개에만 과징금을 물릴 수 있다. 다만 1021개 전체에서 발생한 이자 및 배당소득에 90%의 소득세를 물리는 건 가능하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금융위 자문기구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는 법상 과징금을 물릴 수 있는 20개에 과징금을 일단 부과하고 나머지 1001개는 입법을 통해 과징금 부과 근거를 만들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차명계좌에 소득세뿐 아니라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국민들에게 차명계좌는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정부가 관행적으로 허용되던 대기업의 차명계좌 규제 형평성에 대한 비난을 피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