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40대에 접어들면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계단을 점점 꺼리게 되고 조금만 뛰어도 숨이 찬다는 사람이 많다. “마음은 그대로인데, 몸이 예전 같지 않다”며 푸념하는 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가사이 선수 역시 젊은 시절에는 근육트레이닝에 매달렸다. 그러나 30대가 지날 무렵 ‘무작정 20대 때처럼 노력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한다. 이후 나이에 걸맞은 방법으로 훈련을 바꿨다. 중점을 둔 것은 ‘지치지 않는 몸 만들기’였다. 만성피로가 체력 쇠퇴로 이어진다는 것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가사이 선수가 펴낸 건강서적을 살펴보면, 이를 위해서 그는 평상시 생활습관에 주의를 기울였다. 특별한 도구나 기술 없이도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습관들이다.
일본 스키점프의 전설 가사이 노리아키. 40대의 나이에도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비법에 대해 ‘지치지 않는 몸 만들기’가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연합뉴스
먼저 가사이 선수가 실천한 첫 번째 습관은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이다. 그는 항상 척추를 곧게 세워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허리를 곳곳하게 펴고 있으면 피곤하지 않냐?”고 묻는 이들도 있지만, 바른 자세를 취하면 오히려 피로감이 줄어든다. 반대로 자세가 좋지 않으면 몸의 균형이 나빠지고, 피로를 훨씬 빨리 느끼게 된다.
‘편한 자세’와 ‘피곤하지 않다’가 반드시 동일한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다리를 꼬고 앉거나 한쪽 발에 체중을 실어 삐딱하게 서있는 자세, 혹은 어깨를 늘어뜨린 채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면 몸이 편하다고 느낄지 모른다. 그러나 이들의 경우 자세히 관찰하면 자세를 자주 바꾼다. 몸에 부담이 되므로 무의식적으로 신체가 반응하는 것이다.
가사이 선수는 “40대는 물론, 50대에도 자세를 교정해 ‘피로가 쌓이지 않는 몸’을 만드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자기 전 ‘체간을 단련하는 체조’를 3분씩 실천해오고 있단다. 그리고 “덕분에 40대에도 인생 최고 기록을 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10분 조깅으로 몸을 상쾌하게
물론 가사이 선수도 ‘피곤하다’ ‘오늘은 좀 지치네’라고 느낄 때가 있다. 해외 원정으로 장시간 비행기를 탈 경우 더욱 그렇다. 그럴 땐 “현지에 도착해 10분 정도 가볍게 뛴다”고 한다. 절대 힘든 달리기가 아닌, 가벼운 조깅이다. 가볍게 근육을 풀어줌으로써 컨디션이 회복되고, 피로도 함께 풀린다.
게다가 적당히 땀을 흘리면 체내에 쌓인 노폐물과 피로물질이 배출돼 대사를 좋게 한다. 그가 지치지 않는 몸만들기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이 바로 신진대사율을 올리는 것인데, 가벼운 조깅이 아주 효과적이란다. 가사이 선수는 “체력이 떨어졌다고 생각될 땐 가볍게 조깅해보라”고 조언했다. ‘매일 조깅을 하겠다’고 정해놓으면 되레 스트레스가 되니 “기분이 내킬 때 10분 정도 가볍게 뛰라”는 설명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생기를 되찾을 수 있다.
#대사 기능을 올려주는 식품 섭취
40대가 되면 아무래도 신진대사율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가사이 선수는 대사 기능을 촉진하는 음식을 평소 잘 섭취한다. 주로 지방 연소를 돕는 식품, 근육 강화에 영향을 주는 식품, 몸을 차게 하지 않는 식품 등을 꼽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아미노산, 비타민 B군, 칼륨, 요오드를 함유한 식품들이다.
먼저 아미노산은 달걀, 간, 우유, 치즈 등을 통해 섭취한다. 비타민 B군이 많이 든 식품은 돼지고기, 장어, 등푸른 생선, 현미가 대표적이다. 다시마와 미역, 대합 같은 해조류는 요오드가 풍부해 몸에 좋으며, 칼륨의 경우 낫토와 된장, 두부 등을 먹어 보충하고 있다. 또 몸을 따뜻하게 하는 식품, 가령 고추나 생강, 표고버섯, 파, 호박 등도 자주 섭취하는 편이다. 이렇듯 대사 기능을 올려주는 식품은 ‘지치지 않는 몸만들기’에 있어 든든한 서포트 역할을 해준다.
#스트레칭으로 하체 유연성 키우기
마지막으로 가사이 선수가 실천하는 습관은 하체 근육을 탄력 있게 만드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작은 단차에도 발이 걸려 넘어질 뻔했다든지, 바지를 입으려다 엉덩방아를 찧는 등 행동에 변화가 생겼다면? 그것은 운동부족 즉, 유연성이 떨어진 것이 원인일 수 있다.
40대에는 강한 근육보다 부드럽고 탄력 있는 근육이 효과적이다. 이와 관련, 가사이 선수는 “하체의 유연성을 키우는 운동을 자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유연성을 기르는 데는 스트레칭만한 것이 없다. 그는 “40세부터는 헬스보다 스트레칭 시간을 늘리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스트레칭은 부상을 예방해주며 릴랙스 효과가 기대되니 스트레스 해소에도 그만이다.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이 야속하지만, 전부 나이 탓으로만 돌려선 안 된다. 가만히 손 놓고 있다가는 체력만 더 뚝뚝 떨어질 뿐이다. 가사이 선수는 “나이에 맞는 방식을 잘 받아들이면 40대 이후에도 ‘지치지 않는 몸’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20대와 다르다며 한탄할 것이 아니라 “나이에 적합한 방식을 찾아 몸을 단련하면 20대 이상으로 ‘최고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잠자기 전 3분 투자! 자세를 바르게 하는 체조 어떻게 하면 자세를 개선할 수 있을까. 가사이 선수가 추천하는 것은 ‘체간을 단련하는 체조’다. 체간이란 신체를 지탱하고 있는 근육으로, 체간이 약한 사람은 ‘몸의 축’이 안정되지 않아 자세가 나빠지기 쉽다. 반면, 체간을 단련하면 몸의 균형이 잡혀 자세가 좋아진다. 특별한 준비물은 필요 없다. 누울 공간만 있으면 되므로 시험 삼아 따라해 보자. |